주룽지 중국총리 "조만간 WTO 가입 확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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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룽지(朱鎔基) 중국 총리는 유럽연합(EU)과 미국이 중국 보험시장 개방에 관한 이견을 해소할 경우 오는 11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각료 12명 등 130여명에 이르는 대규모 대표단을 이끌고 EU를 방문한 주 총리는이날 오후 현 EU 의장국인 벨기에의 가이 베르호프스타트 총리 및 로마노 프로디 EU집행위원장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주 총리는 "EU가 미국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키로 했다"며 "이 문제만 해결되면오는 11월 중국이 WTO 회원국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WTO는 오는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각료회담에서 중국의 WTO 가입을 논의할 예정이다.

중국은 미국, EU 등 주요 교역상대국들과 WTO 가입조건에 대해 사실상 합의했으나 보험시장 개방 조건에 대한 미국과 EU의 막판 이견으로 WTO 가입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신규 진출 보험사에 대해 현지 기업과의 합작 지분율을 50 대 50으로 제한키로 미국, EU 등과 합의했으나 미 보험사인 AIG가 현재 100% 지분율을 보장받고있는 데 대해 EU가 이의를 제기, WTO 가입조건을 타결하지 못하고 있다.

양측은 이와함께 정상회담 후 공동성명을 발표하고 ▲정치, 인권문제에 대한 대화 강화 ▲상호관심사를 비확산, 군축 등의 분야로 확대하는데 합의했다.

정례 대화의 관심사를 비확산 등으로 확대키로 한 것은 미국의 미사일방어 체제구축 시도를 의식한 것으로 보이나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지난 98년 이후 4번째로 하루 동안 열린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측은 정치, 경제,사회 분야의 광범위한 협력 증대를 논의했으며 특히 중국의 WTO 가입, 통상, 시장개방 등 경제문제가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양측 교역량이 조만간 1천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인 등 EU는 최근 미국을 제치고일본에 이어 중국의 두번째 교역상대국으로 부상했으며 EU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지난해 400억 유로에 달했다.

이때문에 EU는 중국에 시장접근 및 투자환경 개선을 강력히 요구했으며 중국 역시 대미 경제의존 축소 차원에서 EU와의 통상, 경제협력을 중시하고 교역 증진 방안을 모색했다.

베르호프스타트 벨기에 총리는 "종교적 소수에 대한 탄압 중지 등 인권문제를제기하고 부패 척결 과정에서 인권을 침해하는 일이 없도록 촉구했다"며 탈북자들에대해서도 문호를 확대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주 총리는 EU 방문에 앞서 아일랜드를 방문했으며 6일에는 알베르 2세 벨기에국왕을 만나고 EU에 이어 러시아, 카자흐스탄도 방문할 예정이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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