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도요타자동차 미국서 '빅3' 진입 눈앞

중앙일보

입력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미국에서 '빅3'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월간 판매대수에서 크라이슬러를 수개월내 제칠 가능성이 높다.

지난 8월 중 도요타는 미국 시장에서 15만8천9백대를 팔아 3위인 크라이슬러(16만4천5백대)와의 격차를 불과 5천6백대로 좁혔다고 미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따라 8월의 시장점유율은 크라이슬러가 11.3%, 도요타는 10.9%로 0.4%포인트 차이로 줄어들었다.

경기침체를 반영해 8월의 미국 자동차시장의 전체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 줄어든 가운데 크라이슬러는 24.1%나 감소했고, 1위인 제너럴 모터스(GM)와 2위 포드도 각각 7.9%와 8.4% 줄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도요타는 판매량을 7.2% 늘렸고, 독일의 폴크스바겐과 BMW도 각각 13.0%와 13.3% 더 팔았다.

현대자동차도 판매량을 46.2%나 늘리면서 기아자동차와 합친 현대차그룹의 미국시장 점유율을 4.0%로 높였다.

이처럼 미국에서 수입차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달러강세 덕분에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데다▶ '빅3' 의 독무대였던 경트럭과 스포츠레저차량(SUV)분야까지 파고든데 힘입은 것이다.

도요타의 경우 경트럭인 타코마와 SUV인 하이랜드의 판매대수가 지난달 23.6%나 늘었다. 현대자동차도 산타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굿모닝증권 손종원 애널리스트는 "경기둔화로 소득이 줄어든 미국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의 눈높이를 낮춘 가운데 수입차들이 상대적으로 싼 가격과 좋아진 품질로 시장을 공략한 게 주효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인 스테픈 그리스키는 "크라이슬러는 그랜드체로키 등 SUV 판매마저 급감하고 있다" 며 "도요타가 크리이슬러를 제치고 미 자동차시장 빅3에 진입하는 것은 시간문제" 라고 진단했다.

김광기 기자 kikw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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