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겨운 왈츠, 신랄한 풍자 오페레타 ‘박쥐’ 만나볼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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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국립오페라단이 28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오페레타 ‘박쥐’를 공연한다. 공연을 관통하는 키워드 3개를 통해 ‘박쥐’를 미리 만나본다.

①오페레타(Operetta) =오페라에 축소형 어미 ‘etta’가 붙어 생긴 이탈리아 말로 ‘오페라보다 쉽고 가벼운 작품’을 말한다.

오페레타의 시작은 ‘호프만 이야기’라는 오페라를 만든 프랑스 작곡가 자크 오펜바흐(Jacques Offenbach·1819~1880)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866년 초연된 ‘파리지엔의 삶’을 비롯해 ‘아름다운 헬레네’ 등 다양한 오페레타 작품을 남겼다. 노래만 부르는 오페라와 달리 춤이 섞여 있다. 또한 노래와 노래 사이를 말로 연결하는 대사가 있다. 시대상황과 관객의 취향에 맞춰 대사 부분을 고쳐 쓸 수 있어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다.

②왈츠 =박쥐는 ‘왈츠의 황제’ 요한 스트라우스 2세가 남긴 대표 작품이다.

빈 오페레타의 황금시대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왈츠의 아버지’로 불리는 요한 스트라우스의 장남이었다. ‘봄의 소리’ 등 다양한 왈츠 작품을 남겼다. 유쾌하고 흥겨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스트라우스의 왈츠는 신년 음악회의 단골 메뉴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에선 12월 31일 오페레타 박쥐를 무대에 올린다. 흥겨운 왈츠와 폴카를 들으면서 한해의 근심 걱정을 털어버리라는 뜻에서다.

③풍자 =박쥐의 원작은 빈 증시가 붕괴한 1873년이 배경이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1920년대 대공황 시대를 표현했다.

고리대금업으로 살아가는 바람둥이 아이젠슈타인 남작, 남편의 재력만 보고 결혼한 그의 아내 로잘린데. 화려한 연예계로 진출하고 싶어 물불을 가리지 않는 하녀 아델레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은 서로에게 거짓말을 하고 오를로프스키 왕자의 파티에 참석한다. 가면을 쓰고 참석한 파티라 서로 못 알아보는 상황. ‘박쥐’는 파티에서 펼쳐지는 우스꽝스러운 해프닝을 다루며 빈 상류사회의 가식과 허영을 풍자한다.

아이젠슈타인 역은 테너 리차드 버클리 스틸과 바리톤 안갑성이 맡았고 로잘린데 역은 소프라노 파멜라 암스트롱과 소프라노 박은주가 열연한다. 1~15만원, 02-586-52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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