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매킬로이 회견장에 나온 여친 “우승하면 무슨 선물 해 줄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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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롤리네 보지니아츠키(오른쪽)가 지난 11일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바클레이 싱가포르 오픈대회 도중 카트 안에서 로리 매킬로이의 무릎 위에 앉아 있다. [센토사 로이터=뉴시스]

“이 대회에서 우승하면 제게 멋진 크리스마스 선물을 해 줄 건가요?“

 뜬금없는 질문을 받은 로리 매킬로이(23·북아일랜드)가 당황했다. 22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린 유러피언 투어 DP 월드투어 챔피언십 1라운드가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AP통신은 23일 ‘한마디 질문이 무미건조했던 기자회견 분위기를 밝게 바꿨다’고 전했다. 질문을 던진 사람이 매킬로이의 여자친구인 테니스 스타 카롤리네 보지니아츠키(22·덴마크)였기 때문이다.

 여자친구가 기자로 돌변해 엉뚱한 질문을 던지자 매킬로이는 잠시 놀랐다. 심호흡을 한 매킬로이는 “이미 많은 선물을 받아 간 걸로 알고 있는데요. 그래도 좋습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하더라도 좋은 선물을 해 드리죠”라고 노련하게 대답했다.

 보지니아츠키는 멈추지 않고 “나는 당신의 열렬한 치어리더였어요. 당연히 그래야죠”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기자회견장은 또 한번 웃음바다로 변했다.

 공개석상에서 멋진 선물을 요구할 만큼 보지니아츠키는 남자친구에게 정성을 다했다. 시즌 중반 매킬로이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5개 대회에서 네 차례 컷 탈락하는 등 부진에 빠지자 일부 언론은 “매킬로이가 여자친구에게 눈이 멀어 골프를 열심히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둘의 사랑은 견고했다. 보지니아츠키는 피아노 연주를 들려주며 남자친구를 위로했고, 매킬로이는 “보지니아츠키 덕분에 행복하다. 골프 성적도 좋아질 것”이라며 여자친구를 감쌌다.

 매킬로이는 명성과 사랑을 모두 지켰다. 올 시즌 메이저대회인 PGA 챔피언십 우승을 비롯해 4승을 올리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유러피언 투어 상금왕을 독식했다. 지난달 29일에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7·미국)와 벌인 일대일 라이벌 매치에서 승리하며 새로운 골프황제가 됐다.

오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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