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 부석사는 | 영주 부석사와 같은 설화 … 탐조 템플스테이 유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6면

겨울 철새 내려앉은 해질 녘 겨울 천수만 풍경.

충남 서산 부석사는 도비산(352m) 기슭에 자리한 신라 고찰이다. 신라 문무왕 17년(677)에 창건됐다. 고(故) 최순우 전 국립박물관장의 베스트셀러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에 나오는 경북 영주 부석사와 이름뿐 아니라 창건설화도 같다.

 서산 부석사는 충남 예산 수덕사에서 갈라져 나온 말사(末寺)여서 절집도 작고 식구도 적다. 그만큼 고즈넉하다. 산중에서 속세를 모르고 늙어 수더분한 산사의 맛이 느껴진다. 부석사 경내에서 서해 쪽으로 내다보면 발 아래로 천수만이 드넓게 펼쳐진다. 담수호와 함께 대단위 농지가 조성돼 있어 추수가 끝나고도 굴러다니는 낱알이 많다. 해서, 해마다 찬바람이 불 즈음이면 가창오리를 비롯해 흑두루미·고니·노랑부리저어새 등 겨울철새 수십만 마리가 천수만으로 날아든다. 2003년 부석사가 천수만습지연구센터와 의기투합해 겨울 탐조 템플스테이를 시작한 까닭이다.

 부석사 템플스테이는 크게 휴식형과 체험형으로 나뉜다. 천수만 탐조 프로그램은 주말마다 진행하는 체험형 템플스테이에서 운영된다. 평소에는 참선, 다담, 도비산 정상 오르기 등의 연중 일정으로 꾸리다가 매년 11월에서 이듬해 3월까지 한시적으로 겨울철새 탐조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템플스테이 참가자 중에서 탐조 예약자에 한해 망원경 사용법도 가르쳐주고, 천수만 일대에서 전문가가 동행하며 해설도 해준다.

탐조 예약자가 5인 미만이면 서산시(seosanbirdland.kr)가 제공하는 철새 탐조 코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그저 산사에 머물며 속세의 번잡을 떨치고 싶다면 주중·주말 상시 운영되는 휴식형 템플스테이를 권한다. 저녁 예불과 삼식 공양만 제때 지키면 나머지 시간은 자유다. 성인, 중·고생 4만원, 1박2일 기준 초등학생 3만원. busuksa.com, 070-8801-3824.

나원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