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얼짱’ 서효원(25·한국마사회)이 울었다. 동료들이 우승 세리머니로 ‘강남스타일’ 노래에 맞춰 말춤을 추는 동안 그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한국마사회는 21일 안양 호계체육관에서 열린 하나은행 2012 MBC 탁구최강전 여자 단체전 결승 3차전에서 대한항공을 3-0으로 꺾고, 종합전적 2승1패로 우승했다. 마사회가 정예 멤버를 구성한 대한항공을 이긴 건 이번이 처음이다.
박영숙(24)·김민희(21)·이현주(20) 등 마사회 선수들 모두가 선전했지만, 특히 서효원(세계랭킹 40위)이 가장 빛났다. 서효원은 1차전에서부터 세계랭킹이 자신보다 높은 석하정(26위)·양하은(27위)·당예서(20위)를 차례로 꺾었다. 객관적 전력에서 절대 열세였던 마사회가 이길 수 있었던 건 서효원 덕분이었다.
박상준(38) 마사회 코치는 “서효원이 ‘올킬(All Kill)’시켰다. 만약 도박사들이 내기를 했다면 모두 서효원 상대 선수의 8 대 2 우세를 점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효원도 “특히 양하은·당예서 선수와는 열 번 경기하면 겨우 한 번쯤 이기는 정도였다”며 감격했다.
서효원은 현정화(43) 마사회 감독이 비밀병기로 꼽아왔던 선수다. 그는 지난해 12월 종합선수권 단식에서 개인 첫 우승을 차지한 뒤 ‘탁구 얼짱’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러나 유명세는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했다. 서효원은 “국가대표로 발탁된 적이 한 번도 없다. 그런데 주위에선 날 굉장히 잘하는 선수로 알고 있더라. 높은 기대치를 따라가려다 보니 오히려 탁구가 잘 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그의 고민은 이번 대회를 통해 해결됐다. 외모 못지않은 실력을 인정받고 눈물을 터뜨렸다.
안양=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