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해킹 러시아 프로그래머, 미서 기소

중앙일보

입력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대배심은 28일 미 어도브사(社)의 전자책(e-북) 해킹프로그램을 개발한 혐의로 러시아 프로그래머 드미트리 스클랴로프(27)와 그의 소속회사를 기소했다.

대배심은 기소장에서 "스클랴로프와 그의 소속사인 엘콤소프트가 공모해 상업적이익과 개인적인 금전적 이득을 얻을 목적으로 해킹프로그램을 제작, 판매했다"면서"이들의 행위는 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DMCA) 규정에 위배된다"고 밝혔다.

미 검찰관계자는 지난 98년 제정된 DMCA에 근거한 민사소송은 그동안 수차례 있었으나 이 법을 근거로 기소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넷 상의 콘텐츠 등 미국이 국제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 신종 지적재산에 대한 폭넓은 보호를 목적으로 제정된 DMCA는 각각의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해 최대 5년의 징역형과 50만달어의 벌금형을 부과하고 있다.

모스크바 소재 엘콤소프트사의 수석 프로그래머인 스클랴로프는 지난달 16일 미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한 컴퓨터 보안관련 회의에 참석했다가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에게 체포됐으며 이달 6일 보석으로 풀려났다.

스클랴로프를 고소한 어도브사는 그와 엘콤소프트가 누구나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e-북을 읽고 복사하고 내용까지 변형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작, 유포해 큰손실을 보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이 프로그램의 판매와 사용이 합법화 돼 있다.

한편 스클랴로프가 체포된 이후, 그의 체포가 저작권 보호를 위한 당연한 조치라는 미 발행인 협회 등의 주장과 언론자유의 침해이며 프로그래머의 연구의욕을 꺾는 만행이라는 프로그래머 단체들의 비난이 교차하고 있다. (새너제이<미 캘리포니아주> AP=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