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중앙일보

입력

중국사업을 벌이고 있는 기업의 3분의1 이상이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 국내사업을 줄이고 중국투자를 늘릴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 국내기업은 모두 중국이 WTO에 가입하면 관세인하 등 수출 장애요인이 줄어 중국시장에서 한국상품의 경쟁력이 훨씬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앙일보와 한국무역협회가 공동으로 수도권에 있는 대 중국교역 및 투자업체 4백47개를 대상으로 '중국의 WTO 가입과 올림픽 유치에 따른 국내기업 대응사례' 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나타난 것이다.

이번 조사는 10~24일 팩스와 e-메일로 이뤄졌으며 1백13개사가 응답했다. 또 이와 별도로 중국 현지에 나가 있는 대기업 중국본부장, 주한 중국대사관 경제공사, 미국무역협회 대표 등과의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중국시장에 대한 전망과 대응책을 알아봤다.

◇ 기대에 부푼 한국기업=기업들은 현재 중국의 사업환경에 대해선 좋다는 응답과 나쁘다는 응답이 24%와 25%로 갈렸다.

그러나 중국의 WTO 가입과 올림픽 유치 등은 새로운 사업환경을 만들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다수의 현지 투자기업들은 중국 내 현지법인의 경영여건이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앞으로 투자를 더 늘리겠다고 밝혔다.

국내사업을 줄이고 중국사업을 늘리겠다는 업체가 그럴 필요가 없다고 응답한 업체보다 두배 이상 많았다.

기업의 절반 정도가 올림픽 유치를 계기로 중국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고, 줄이겠다는 기업은 한 군데도 없었다.

그러나 국내기업의 중국시장에 대한 이해도는 그다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은 39%였고, 이해도가 낮다고 응답한 기업은 27%였다. 29%가 보통이라고 답변했다.

이 때문에 중국사업의 성공을 위해선 정부나 무협 등 공공기관이 ▶중국산업과 기업에 대한 정보 제공(36%)▶중국 내 마케팅 네트워크 구축 지원(31%)▶중국관련 전문 인력양성(14%)▶투자자금(14%) 등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치열한 경쟁예상=기업들은 중국시장과 해외시장서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의 62%가 WTO 가입 이후 대중국 수출에서 중국기업과 중국 내 외자기업의 생산제품이 주요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외시장에서도 중국상품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42%)는 기업이 많았지만 불리해지거나(24%) 지금과 비슷할 것(22%)이란 예측도 많았다.

또 3분의2 이상의 기업들은 중국과의 경쟁을 위해 ▶제품의 질적인 향상▶가격경쟁력 확보▶공격적 마케팅▶정부의 지원 등이 시급하게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포항제철 김동진 중국 본부장은 e-메일 인터뷰에서 "그동안 중국시장 진출에 소극적이었던 유럽계 철강사의 투자가 본격화되면서 중국시장 내에서 국내외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중국 내 설비증강으로 과잉공급 우려도 있다" 고 밝혔다.

대한항공 박승화 중국본부장은 "선진국기업들의 시장공략으로 마케팅 차원에서 한국기업은 중국 내 입지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 며 "국내기업들이 목표시장을 정확히 정해 치밀하고 체계적인 마케팅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말했다.

무협 워싱턴 사무소는 현지 기업들의 동향에 대해 "미국은 은행.보험 등 서비스 업종을 유망업종으로 꼽고 진출을 서두르고 있으며, 자동차.이동통신 업체들은 중국을 생산거점이 아니라 내수시장 공략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고 밝혔다.

양선희 기자 sunny@joongang.co.kr>

◇ 리샤오칭(李曉淸.사진)주한 중국대사관 경제공사

- 중국은 WTO 가입 이후 현재의 제한적인 개방을 전면적인 개방으로 전환할 준비가 돼 있다.

- 기업들도 WTO대비 전문교육을 적극 실시하고 있어 한국기업들도 지금보다 쉽게 중국시장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 올림픽을 앞두고 1백40억달러에 달하는 경기장 설계 및 건설.운영프로젝트와 36억달러 규모의 도시디지털화 사업 참여를 노려라.

◇ 존 심프슨 미국 무역협회(AAEI)대표

-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중국산 섬유 및 의류제품에 대한 수입규제가 점진적으로 철폐되면서 세계에 흩어져 있는 미국의 의류 및 섬유공장이 중국으로 집중될 것이다.

- 만일 중국이 법은 제정하면서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다면 중국에 대한 투자열은 급속히 냉각될 것이다.

- 한국기업은 중국의 국영기업들과는 협력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고 의견충돌 때는 투자액까지 잃을 수 있는 위험이 있으므로 제휴할 때는 특히 주의하라.

▶ 중국의 WTO 가입 및 올림픽 유치가 우리기업에 미치는 영향 설문조사 결과
(http://www.joins.com/series/research.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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