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 '개헌 논의' 발언 정치권 반응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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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과반수의 국민이 동의한다면 개헌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고 밝히자 정치권이 일제히 공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박 대표가 가능성을 열어 놓은 정계 개편에 대해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시기엔 시각차=열린우리당은 박 대표가 제시한 개헌론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이다. 4년 중임제에 대해선 적극 환영했다. 다만 개헌 논의 시기에 대해선 "내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이후에 시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열린우리당 최규성 사무처장은 "개헌 논의 자체에는 공감한다"며 "5년 단임을 4년 중임으로 바꾸는 데에는 열린우리당뿐 아니라 정치권 내에서 어느 정도 공감대가 있지만 내년 지자체 선거 이후부터 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과 자민련도 개헌에는 동조했다. 그러나 개헌 방향에 대해선 시각을 달리했다. 민노당 김혜경 대표는 "개헌론에는 원칙적으론 동의하고, 5년 단임보다는 4년 중임제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개헌 논의 시기는 기본적으로 내년 지자체장 선거 뒤에 시작하는 게 맞지만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자민련 김학원 대표는 "권력 분산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내각제나 이원집정부제가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고, 민주당 한화갑 대표는 "일단 국회 내에 모든 정파를 망라한 연구기구 같은 것을 만들어 논의해 볼 수 있다"며 시기에 대해 유연성을 보였다.

◆정계 개편엔 신경전=박 대표가 내년 지방선거 등을 앞둔 정치권의 정계 개편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데 대해 각 당은 현격한 입장 차를 드러냈다. 자민련은 적극 환영했다. 반면 열린우리당과 민노당은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오영식 원내공보담당 부대표는 "정계 개편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입장은 한결같이 인위적으로 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정계 개편을 하는 것에 대해 열린우리당이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나 선거를 앞두고 만들어내는 식이라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민노당 심상정 원내 부대표는 "한나라당이 충청표를 의식해 충청지역에 연고를 둔 자민련과 합당하려는 것은 망국적인 지역당을 다시 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자민련 김 대표는 "보수세력 대결집이 필요하다"면서 "좌파세력은 똘똘 뭉쳐 있는데 보수 정당끼리 서로 차별화를 내세우면서 갈라서면 정권 탈환이 쉽지 않을 것 아니겠느냐"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어 "다만 당장 한나라당과 당 대 당 통합은 시기상조일 것"이라며 "하지만 늦어도 내년 지방선거 전에는 뭔가 이뤄져야 할 것 아니겠느냐"고 한나라당과의 통합에 무게를 실었다.

박 대표가 밝힌 소선거구제를 놓고도 선거구제와 관련해 정치권은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철희.김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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