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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보문관광단지에 국내 첫 새 공원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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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주 버드파크는 유리온실로 만들어진다. 열대 지방 새들이 겨울을 나야 하기 때문이다. 버드파크의 조감도 모습(위). 앵무새 사진은 공원을 조성하는 황성춘 대표가 기르는 새다. [사진 경주시]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새를 주제로 한 명소가 만들어진다.

 ㈜경주버드파크(대표 황성춘)는 14일 보문단지 입구 농업테마파크에서 전천후 사계절 공원인 버드파크(Bird Park·화조원)의 기공식을 했다. 지난 7월 경주버드파크와 경주시가 투자양해각서를 체결한 지 4개월 만이다.

 경주버드파크는 110억원을 들여 경주시의 농업테마파크에 5000㎡(1500여 평) 크기로 새 둥지 형태의 유리온실과 야외전시·체험시설을 짓게 된다. 개장은 내년 6월 말이 목표. 새 공원으로는 국내 처음이다.

 경주버드파크는 펭귄·플라밍고·앵무새 등 250종 900마리의 새에 초본류 3000여 포기와 비단잉어, 열대 수족관, 파충류 등을 전시한다. 또 펭귄·앵무새 등은 상시 공연을 하고 관광객들이 새를 만지고 즐기는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신라의 천년 수도였던 경주는 역사적으로 새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은 도시다.

 『삼국사기』 신라본기 문무왕 14년조에는 ‘2월 궁궐에 연못을 파고 산을 만들어 화초를 심고 진귀한 새와 짐승을 길렀다’는 내용이 나온다. 『삼국유사』 기이편에는 ‘제42대 흥덕왕 때 당나라에 사신으로 갔다 온 사람이 앵무새 한 쌍을 가지고 왔는데 오래지 않아 암컷이 죽자 홀로 남은 수컷이 슬피 울다 따라 죽었으며 왕이 앵무새를 두고 노래를 지었으나 가사는 알 수 없다’는 대목이 있다. 또 월지(안압지)는 우리나라 최초의 동·식물원이었다.

 이런 역사로 보아 신라시대부터 조상들은 새와 꽃을 좋아한 것을 알 수 있다. 경주시는 버드파크를 농업테마파크에 건립 중인 식물원과 함께 월지를 현대적으로 재현하는 스토리텔링을 개발할 계획이다.

 공원을 조성하는 황성춘(49) 대표는 경주대 교수를 그만두고 10여 년 전부터 보문단지 인근 명활산성에서 앵무새 농장을 운영해 왔다. 다음은 황 대표와의 일문일답.

 - 새 공원은 어떤 형태로 만들어지나.

 “그물만 쳐진 싱가포르의 주룽 버드파크와 달리 이곳은 높이 15m 정도의 유리 돔 온실 형태다. 독일·네덜란드 등 유럽식에 가깝다. 새들이 겨울을 나야 하기 때문이다.”

 - 국내 첫 새 공원이다.

 “경주 새 공원 계획이 알려지면서 부산·대전·창원 등 지방자치단체 5∼6곳이 새 공원을 경쟁적으로 추진 중이거나 검토 중이다. 사자·호랑이 등 맹수와 달리 인간 친화적인 동물원인 것이 매력이다.”

 - 어떤 새가 들어오나.

 “우선은 열대·아열대·온대 지역 새가 80% 이상 될 것이다. 앵무새 100여 종에 맹금류·부엉이·물새 등이다. 펭귄은 열대지방 서식종이 들어온다. 검역 기간이 오래 걸려 일부는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다. 공원이 자리를 잡으면 2단계로 관리비가 많이 드는 한대 지역 새도 들일 계획이다.”

 - 새 이외에 물고기·파충류도 포함되나.

 “박혁거세는 알에서 태어난 것으로 돼 있다. 우리도 이른바 난생(卵生)문화권이다. 새와 같은 난생 동물인 물고기·파충류도 그래서 들인다. 물론 전체의 90% 이상은 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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