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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팽은 내 음악의 전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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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스타 피아니스트 랑랑은 “앞으로 실내악을 연주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쏟을 것이다. 클래식 음악을 다양한 방법으로 해석하는 솔리스트로 남고 싶다”고 했다. [사진 소니뮤직]

“쇼팽의 음악에는 보편적인 목소리가 들어있다.”

 지난달 23일 ‘쇼팽 앨범(The Chopin Album)’을 발표한 피아니스트 랑랑(郞朗·30)의 말이다. 그가 2010년 계약금 300만 달러(약 32억원)를 받고 소니클래시컬로 음반사를 옮긴 이후 3번째 내놓은 앨범이다. 이번에는 쇼팽(1810~49)의 피아노 독주곡을 선택했다. 12개의 연습곡(작품번호 25)과 녹턴(야상곡), 그리고 대왈츠 등을 담았다.

 이번 앨범 재킷에선 그를 상징하던 삐죽하게 솟아오른 머리카락을 과감히 버리고 단정하게 정리한 사진을 선보였다. 작곡가 쇼팽을 대하는 그의 마음가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e-메일로 만난 그는 “쇼팽의 대왈츠는 피아노를 시작하면서 처음으로 배운 곡 중 하나”라고 했다.

 - 당신의 인생에서 쇼팽은 절대로 빼놓을 수 없는 작곡가라고 했다.

 “피아니스트가 되겠다고 결심한 세 살 때부터 연습곡은 언제나 쇼팽의 곡이었다. 지금도 쇼팽으로 연습한다. 지금까지 가장 많이 연주한 작곡가가 아마도 쇼팽일 거다. 그의 연습곡에는 모든 게 들어있다. 피아노 테크닉부터 호흡, 프레이징(선율을 나누는 법)도 거기서 배웠다.”

 랑랑은 28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내한 공연을 연다. 수원시립교향악단(지휘 김대진)과 협연한다. 랑랑이 내한 공연에서 협주곡을 연주하는 것은 2008년 라 스칼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무대 이후 두 번째다.

 - 피아노 독주 앨범을 발표하고 교향악단과 협연한다.

 “독주와 비교해 협주에는 음악적으로 더 다양한 색깔이 입혀진다. 다양한 악기가 하나의 곡에서 대화를 나누기 때문에 여러 층의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한국 팬들에게 그런 풍성한 선율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이번 내한 무대의 레퍼토리는 베토벤(1770~1827)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와 러시아 작곡가 프로코피예프(1891~1953) 피아노 협주곡 3번이다. 앙코르 곡으로는 새 앨범에 담긴 쇼팽의 곡을 들려줄 예정이다. 주최 측은 “랑랑이 앙코르곡으로 쇼팽의 녹턴 등을 염두에 두고 연습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 베토벤과 프로코피예프라는 레퍼토리 사이에 연관성이 없는 것 같다.

 “베토벤과 프로코피예프의 협주곡은 두 작곡가를 대표하는 곡이다. 유럽 투어에서도 자주 연주했다. 두 사람이 살았던 시대와 작곡 스타일이 서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곡의 내면을 들여다 보면 서로 수렴되는 곳이 존재한다. 곡을 이루는 거대한 뼈대 사이로 극적인 감정이 숨어 있다. 한국 공연에선 이런 드라마틱한 느낌을 표현해 볼 생각이다.”

 - 2010년 게임에 삽입되는 사운드 트랙 음반을 발표하기도 했다. 지나치게 상업성을 추구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클래식 음악을 포함해 미술·음악 등 다른 예술간에는 서로 맞닿는 지점이 있다. 나는 클래식 음악과 다른 예술을 잇는 연주자가 되고 싶다. 그래서 폭넓은 활동을 하는 거다.”

 16~6만원. 070-8680-1277.

◆랑랑(Lang Lang)=1982년 중국에서 태어났다. 94년 열린 독일 에트링겐 콩쿠르에서 젊은 피아니스트 부문 1위를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데뷔했다. 클래식계의 아이돌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2008년 자신의 이름을 딴 ‘랑랑국제음악재단’을 설립해 젊은 음악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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