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잠실구장 다시 찾은 `철각천사' 애덤 킹

중앙일보

입력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철각천사'애덤 킹(9.한국명 오인호.캘리포니아주 모레노밸리 거주)이 22일 프로야구 두산과 LG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을 찾았다.

두 다리가 없는 한국계 미국 장애인인 킹의 잠실구장 방문은 지난 4월 5일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시구를 했을 때에 이어 2번째.

당시 개막전을 찾았던 400여명의 장애인과 2만여 관중에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투구'를 선사했던 킹이 이번에도 다시 한번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였다.

티타늄으로 된 인조 다리를 드러낸 반바지와 두산 유니폼을 입은 킹이 이날 잠실구장에 가져온 것은 `애덤 킹 희망을 던져라'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이 책에는 지난 91년 태어나 아동보호기관의 보호를 받다 95년 미국으로 입양된 킹이 세 차례에 걸친 손가락 분리수술과 허벅지 아래를 절단하는 고통을 이겨내고 꿋꿋하게 일어선 내용이 감동적으로 그려져 있다.

또 매주 토요일마다 장애인들을 위해 열리는 야구 챌린지리그에 유격수로 출전하며 주변 사람들과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는 킹의 평범한 모습도 실려 있다.

이날 킹은 경기가 열리기 전 잠실구장에 도착, 1루쪽 출입구 앞에서 사인회와 함께 이 책을 홍보하는 행사를 가졌다.

책 판매 수익금은 전액 장애인 및 입양 어린이 후원금으로 쓰여질 계획이어서인지 행사장의 킹은 밝은 미소를 잃지 않으면서도 진지한 모습이었다.

킹은 30분간의 행사를 마친 뒤 야구장 중앙 지정석에 앉아 경기가 끝날 때까지 한번도 자리를 떠나지 않은 채 두 팀의 경기를 지켜봤다.

관중석에서 만난 킹은 "지난번 한국에 왔을 때와 달리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봐 기분 좋았다"며 "나와 같은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게 내 책이 희망을 줬으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서울=연합뉴스) 이동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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