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성적따라 울고웃는 방송사들

중앙일보

입력

지난 20일 (한국시간) 끝난 83회 미국프로골프협회 (PGA) 챔피언십이 끝난 뒤 고개를 떨군 사람은 타이거 우즈도, 필 미켈슨 (이상 미국) 도 아니었다.

바로 이 대회를 생중계한 미국 CBS사였다. 대회의 클라이맥스인 4라운드 시청률이 지난해에 비해 무려 36%나 떨어진 것. 이유는 두말할 필요도 없이 '골프 황제' 우즈의 부진이었다. (http://www.espn.com)

우즈는 대회 첫 날부터 계속 부진한 성적을 보이다 간신히 컷오프를 통과한 뒤 공동 29위에 그쳤다. 그가 첫 날부터 우승권에서 멀어진 까닭에 그의 우승 장면을 지켜보고 싶어하는 팬들을 TV 브라운관 앞에 앉혀놓지 못했던 것이다.

우즈가 공동 25위로 부진했던 브리티시오픈때도 주연 배우가 단역으로 전락한 드라마를 시청자들은 외면했다. 브리티시오픈에서는 세계랭킹 3위 데이비드 듀발 (미국) 이 메이저 대회 첫 우승을 차지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드라마를 연출했지만 ABC의 시청률은 지난해에 비해 39%나 떨어졌다. 최근 5년간 대회 중 가장 낮은 시청률이었다.

레티프 구센 (남아공) 이라는 신인 스타를 탄생시킨 지난 6월 US픈에서도 우즈는 부진했고, 시청률은 지난해보다 11%나 떨어졌다.

반면 우즈가 첫 날부터 공동선두에 올라 4라운드까지 접전을 벌이다 우승을 차지한

4월 마스터스대회는 지난해보다 시청률이 33%나 뛰어오른바 있어 '우즈 효과' 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였다.

최근 들어 우즈가 상위권에 오르지 못하자 미국 방송사들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특히 이번 PGA챔피언십에서는 세계챔피언으로서의 모습을 찾아보기조차 힘들 정도의 졸전을 하는 등 그의 슬럼프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방송사들은 속앓이를 하고 있다.

방송사들은 우즈의 선전을 기원하는 고사라도 지내야할 판이다.

전진배 기자 <allons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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