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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자금 유입 안돼 꺽인 유동성 장세

중앙일보

입력

초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증시에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유동성 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한풀 꺾이고 있다. 유동성 장세란 시중에 자금이 풍성해지면서 돈의 힘으로 주가를 밀어올리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시중 실세금리가 4%대로 떨어지면서 증시에는 은행.증권.건설 등 이른바 트로이카 주식들이 유동성 장세의 기대감을 업고 크게 올랐다.

하지만 고객예탁금은 7조7천억~7조9천억원에서 제자리 걸음이고 투신사의 순수 주식형수익증권 잔액도 4조8천억~4조9천억원을 맴돌고 있다.

유동성 장세의 기대감이 엷어지면서 증시에는 트로이카 주식에도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 "결국 돈은 들어온다"=대신경제연구소 신용규 수석연구원은 "시중 자금의 증시 유입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고 주장한다.

그는 "국내 초저금리 현상은 상당기간 지속되고 21일 미국의 추가 금리인하로 국제 금융시장의 유동성 확대도 계속될 것" 이라며 "경기가 회복될 작은 조짐만 보여도 자금유입은 빠르게 진행될 것" 이라고 말했다.

키움닷컴증권 안동원 이사도 "일단 시중 여유자금이 채권시장으로 몰려 기업들이 저금리의 혜택을 보고 있다" 면서 "저금리 혜택은 실적호전으로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결국 돈은 주식시장에도 들어올 것" 이라고 전망했다.

안 이사는 "트로이카가 최근 득세하고 있는 것도 저금리 상황을 맞아 실적이 가장 빠르게 좋아질 수 있다는 논리적 근거를 갖고 있다" 고 주장했다.

◇ "유동성 논리는 성급"=대우증권 이종우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 장세에 대한 공감대가 너무 빠르게 형성된 측면이 있다" 며 "언제나 그랬듯이 누구나 공감하는 일은 증시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고 지적했다.

그는 "고객예탁금이 답보 상태이고 미국 증시흐름도 부정적" 이라며 "트로이카의 상승행진은 좀 더 이어질 것 같지만 이를 매도 기회로 삼는 게 좋다" 고 주장했다.

제일투신운용 김성태 주식운용팀장은 "박스권 장세에 지친 투자자들은 경기가 좋아지는 것을 확인한 뒤 주식을 사들이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며 "과거에도 투신사로의 자금 유입은 시장이 어느정도 달아오른 뒤에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고 설명했다.

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장은 "유동성 장세의 기대감이 시들해지면서 주도 종목군 안에서 주가 차별화 양상이 활발하게 진행될 것" 이라며 "금융.건설주가 더 오르더라도 철저하게 재료와 실적을 갖춘 종목 중심으로 매매해야 할 것" 이라고 조언했다.

김광기.임봉수 기자 kikw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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