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원전 주변 양식장 넙치 집단 폐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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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울진원전 주변 5개 양식장에서 양식중이던 넙치 4만여 마리가 최근 잇따라 폐사해 울진군과 포항지방해양수산청, 영덕수산기술관리소 등이 원인조사에 나섰다.

양식장 어민들은 지난 17일이후 20일까지 울진원전 인근해역의 바닷물 수온이 최고 31.7도까지 치솟으면서 양식중인 넙치가 떼죽음을 당했다고 21일 주장했다.

이날까지 피해를 입은 곳은 동일수산과 한일수산, 성진수산, 명진통상, 덕천양식장 등 5개 양식장으로 넙치 4만여 마리가 폐사해 2억3천여만원의 피해를 입었다.

어민들은 넙치가 처음 폐사하기 시작한 지난 17일의 바닷물 수온은 평균 24-25도를 유지했으나 그동안 수온이 급상습하기 시작, 최고 31.7도까지 올라가면서 집단폐사했다고 말했다.

21일의 수온은 29도까지 내려 가는 등 다소 떨어졌다.

이들 양식장은 울진원전에서 배출하는 온배수구로부터 200-250m 떨어진 지점에 취수 파이프를 설치, 바닷물을 끌어들여 넙치를 기르고 있으며 고기가 폐사하자 바닷속 깊은 바닷물로 교체하고 액화산소를 공급하는 등 양식장의 해수온도 낮추기에 안간힘을 기울이고 있다.

집단폐사한 넙치는 체장이 평균 20-23㎝에 무게가 400-500g짜리로 대부분 출하를 앞둔 성어라고 어민들은 말했다.

피해 어민들은 울진원전에서 배출하는 온배수의 수온이 갑자기 상승하면서 넙치가 떼죽음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울진원전 1-4호기의 온배수 배출량은 초당 216.5t에 달하고 있다.

울진원전 관계자는 "양식장에서 어민들이 고수온에 대비, 저감시설을 갖춰야 하는데도 이를 설치하지 않아 피해가 발생한 것 같다"며 "그러나 양식장들이 원전가동 이후 들어서 책임은 양식장에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식장 어민들은 해수를 조절하는 저감설비를 갖추고 있으나 갑자기 수온이 급상습할 경우 대책이 없다고 원전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한편 해양수산 전문가들은 "수온이 급상승하면 해수의 산소가 급격히 줄고 고기가 먹이를 먹지않고 스트레스를 받다 큰 고기부터 폐사하게 된다"고 말했다.(울진=연합뉴스) 이윤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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