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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용린 “중 1 중간·기말고사 없애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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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문용린

다음 달 19일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교육감 재선거에 출마한 문용린(65·전 교육부 장관) 예비후보가 12일 “중학교 1학년 중간·기말 고사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보수단일후보로 추대된 문 후보는 이날 서울시교육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중 1은 중·고교 6년을 시작하는 중요한 시점이므로 학생들이 장래에 무엇을 할지를 고민하는 여유 시간을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17년까지 모든 중학교에 진로진학상담교사를 배치해 학생들의 고민을 덜어주겠다”고 설명했다.

 - 중 1 학생들의 시험을 없애겠다는 공약이 특이하다.

 “중 1부터는 사춘기에 접어들고 삶을 계획해야 하는 시기다. 그런데 공부에만 매달린다. 공부를 하는 이유를 생각해보는 숨 돌릴 시간을 줘야 한다. 강의식 교육 대신 출석을 인정해주는 다양한 학교 밖 체험활동을 만들 생각이다. 아버지를 따라 직장체험도 해보고 길게는 한 달씩 여행도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 .”

 - 시험을 안 치르면 실력이 떨어지진 않을까 .

 “중간·기말고사를 보지 않고도 기초학력은 얼마든지 체크할 수 있다. ‘수우미양가’를 매기지 않고 기초학력 통과 여부만을 측정하면 된다. 아이들을 무한경쟁으로 몰아 넣는 평가는 반대하지만, 모든 아이가 뒤떨어지지 않고 기초학력에 도달하도록 하기 위한 평가는 필요하다.”

 - 당선되면 곽노현 전 교육감의 정책은 어떻게 할 생각인가.

 “교육의 지평을 넓힌 부분은 있다. 하지만 부작용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혼란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학생 인권만 강조해 교사들의 지도력이 약화됐다는 지적이 많다. 둘 다 충족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그는 무상급식과 혁신학교·학생인권조례 등 곽 전 교육감의 주요 정책에 대해선 “문제점이 있다면 보완하고 부작용이 있다면 줄여서 원래 취지를 살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저소득층 자녀 등을 ‘교육특별배려대상자’로 선정해 집중 지원하고 구청·대학 등과 협력해 학교 밖 교육이 이뤄지도록 ‘서울 학습공동체’를 만들겠다고 했다.

 문 후보가 곽 전 교육감에 대해 일부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중도진영 표를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교육계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동석 한국교총 대변인은 “이번 선거의 목표는 곽 전 교육감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잡는 것인데 문 후보의 발언은 현장의 분위기와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진보진영은 13일 단일후보를 선출한다. 이수호(63) 전 전교조 위원장 등 5명의 후보가 나선 진보진영은 11일 끝난 여론조사(40%), 배심원단 설문(20%)과 12~13일 현장투표(40%) 결과를 합쳐 단일후보를 발표한다.

이한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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