얘들아, 이 책 한번 읽어보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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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나 선후배들에게 어떤 책을 권하고 싶은가요?

이 코너는 전국 중.고등학생들 여러분이 직접 참여, 다양한 책들을 다양한 형식에 담아 서로에게 소개해주는 자리입니다. 첫회로 서울 중앙여고 학생들이 인천 부광고 학생들에게 책을 추천했습니다.

다음 번엔 인천 부광고생들의 추천이 이어집니다.

참가 신청은 학교 단위로 e-메일이나 팩스(02-751-5598) 로 받습니다. 원고가 채택된 학교에는 대한출판문화협회 협찬으로 도서상품권 30장씩을 드립니다.

■ 상상 초월 엽기… 모범생 꼭 봐야


안녕! 너희들 엽기 좋아하지?

내가 소개해주고 싶은 책은 엽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만화책이야. 바로 『멋지다!! 마사루』(대원) .

이 만화를 보기 전엔 친구들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어. 갑자기 달려와서는 어깨로 사람을 마구 치고, 말 끝마다 '원츄!' 라고 덧붙이는 행동들….

모든 답은 이 만화 안에 있다는 얘길 듣고 곧장 책방에 가서 빌려 보기 시작했지.

처음 펴는 순간부터 웃음이 터져 나오는 거야. 학교 이름부터 부 이름.별명 등 상상을 초월하는 내용이거든.

앞 부분엔 "이 만화는 모범적인 인간은 볼 필요 없다. 비난도 사절이다" 라는 말까지 있더라구. 엽기적이고 사이코적인 만화지만 읽다보면 어느새 주인공들에게 동화되어 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거야. 그리고 딱 7권짜리라 적당히 할 말 다하고 끝난다는 느낌이 들어. 공부에 지친 범생들, 아무 생각하지 않고 원없이 웃고 싶은 사람들, 진정한 엽기를 논하고 싶으신 사람들은 모두 모두 필독!

2학년 송유진 〈yuhkime@hitel.net〉

■ 굳은 머리도 풀 겸 살인범 추적


얼마 남지 않은 8월의 늦더위쯤 애거사 크리스티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해문출판사) 로 한방에 날려봐. 벌써 제목에서부터 느낌이 오지?

출판사에 따라선 『열 개의 인디언 인형』이라고도 하는데 내용은 똑같애.

어느 날 인디언 섬에 여덟명의 손님이 초대돼. 오웬이라는 익명의 인물로부터. 그들을 맞이한 것은 웃음을 잃은 하인 부부 뿐이었어.

그 섬에는 그 열명의 사람만이 있었고 멋스러운 성의 호화로운 식탁에도 열개의 인디언 인형이 있었지. 그런데 인형이 하나 둘 없어지고 사람들도 한명씩 죽어가. 결국 섬에는 아무도 남게 되지 않아. 그렇다면 누가 이들을 죽였을까?

자, 방학 동안 굳었던 머리도 써보며 범인을 맞혀보면 어때?

이 책이 재밌으면 같은 작가가 쓴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오리엔트 특급살인』 『예고살인』도 읽어봐. 처음 것은 책의 마지막 반전이 끝내주고, 그 다음 것은 영화로도 만들어졌으니까 알아서 판단해 보라구.

3학년 정문교 〈syma0707@hanmail.net>

■ 책에 남긴 글귀 보고 사랑??


카롤린 봉그란의 『밑줄 긋는 남자』(열린책들) 를 읽는 내내 내가 가장 사랑하는 엄마가 생각나 더욱 재미있었다. 책에 밑줄 긋는 행위, 특히 새 책에 메모까지 남기는 것은 내가 아주 싫어하는 엄마의 오래된 습관이기 때문이다.

25세의 여주인공 콩스탕스가 도서관 책 속에서 우연히 낙서와도 같은 글귀들을 발견하고 그 지시에 따라 책을 읽게 된다.

"도스토예프스키의 『노름꾼』은 좋은 책입니다. 그걸 당신에게 권합니다" 라는 문장에 그녀는 그 책을 읽게 되고 거기에 쳐있는 밑줄이 그녀에게 건네는 말이라고 확신한다.

그렇게 가리.니미에.키에르케고르.지드 등을 거쳐 상대는 책 구절에 밑줄을 그어가며 사랑의 고백을 해오고(물론 그녀의 상상이지만) , 콩스탕스는 본 적도 없는 이 사람과 사랑에 빠진다. 요즘같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며 화상 채팅을 하는 시대에 서로 보지 않고도 교감을 나눈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신선한가?

3학년 양재은 〈jaeeun38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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