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는 기병, 한나라는 보병"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한나라당의 과도비상기구인 '당.정치 개혁특위'(공동위원장 洪思德.玄敬大)가 7일 워크숍을 열었다. 토론을 발제한 박형준(동아대).손혁재(성공회대)교수의 대선 패인 분석은 신랄했다.

특위 위원들은 지역구와 성향에 따라 "좌파에서도 좋은 것은 취하자(정태근.성북갑)""젊은층의 변화 요구를 간과해 실패했다(심재철.안양 동안)"는 주장과, "20,30대는 설득할 수 없다. 개혁 주장은 엉뚱한 소리다. (안택수.대구 북을)" "우리가 진보로 가면 민주당 2중대 밖에 안된다(허태열.부산 북-강서을)"는 반박을 쏟아냈다.

노선정립.총선전략.새 지도부 구성 등에 대해 극과 극을 달리는 이런 의견들이 수렴되지 않으면, 특위는 표류하고 당은 전당대회조차 열지 못하고 쪼개질 것이란 위기감이 당 안팎에서 퍼지고 있다.

안상수(과천-의왕).김영선(전국구)의원 등은 "방송과 선관위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었다" "좌익적인 것만 평가받는 현실이 절망스럽다"며 패인을 외부에 돌리는 자세를 보였다.

◇"민주당은 기병, 한나라당은 보병"=박형준 교수는 "한나라당의 선거조직은 제왕적 후보와 경직된 관료조직이 결합해 선거환경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며 "민주당이 기병(騎兵)조직이라면, 한나라당은 보병(步兵)조직이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대한민국의 표준의식이 50대에서 30대로 넘어가고 있다"며 "한나라당이 30대가 요구하는 변화와 혁신을 과격한 것으로 치부하면 치명적"이라고 경고했다.

▶원희룡 의원(서울 양천갑)="동북아 중심, 행정수도 이전 공약 등은 보수주의 정당에서 나왔어야 하는데 전부 빼앗긴 채 뒷북을 치고 시비만 걸었다."

▶안택수 의원="패인은 보수의 문제가 아니라 후보의 문제였다. 도덕성과 투명성, 대중성에서 후보가 부정적인 측면을 극복하지 못해 진 것이다."

특위 워크숍은 한나라당 사이트(www. hannara.or.kr)를 통해 생중계됐다.

전영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