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투명성 아직 멀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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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애널리스트.펀드매니저 등 증권업계 종사자들은 국내 기업들의 경영투명성 확보가 아직도 멀었다고 생각하고 있다.

대주주의 독단적인 경영권 행사 등으로 지배구조 개선이나 회계투명성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한국기업지배구조 개선지원센터가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리서치에 의뢰해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2백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이 조사에 따르면 기업회계의 투명성에 관한 질문에 투명하다는 응답은 11%에 불과했고 불투명하거나(42%) 보통(47%)이라는 견해가 주류였다.

회계투명성이 보장되지 않는 이유로는 대주주 중심의 경영(46%)이 단연 1순위였다.

회계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경영진과 회계법인에 대한 손해배상 법제 강화'(48%)를 꼽아 강제적인 수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응답자의 78%가 외환위기 이후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가 개선됐지만 선진국에 비해서는 여전히 미흡하다(64%)고 평가했다.

가장 많이 개선된 부분으로는 '주주중시 경영'(28%)을 꼽은 반면 '소유와 경영의 분리는 제대로 안되고 있다'(41%)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91%는 대주주가 멋대로 기업을 경영하고, 94%는 경영성과에 대해 경영진이 제대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고 여기고 있다.

또 이사회의 독립성이 보장되지 않고(98%), 대주주에 대한 견제장치가 미흡하며, 재벌경영체제로 인해 주주권리가 침해를 받는 것(70%) 등도 기업들이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지적했다.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93%가 증권관련 집단소송제의 도입에 찬성했다. 이중 71%는 1년 이내에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집중투표 의무화에 대해서도 90%가 찬성했다.

한편 응답자들은 국내 증시의 저평가 됐다(90%)고 보고 있으며 그 원인으로는 국내 자본의 단기성(32%)과 기업지배구조 개선의 미흡(42%)을 들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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