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선수 잦은 변동 조직력 흔들"

중앙일보

입력

한국축구대표팀이 유럽전지훈련을 마치고 17일 귀국했다.

체코와의 친선경기에서 0-5로 대패한 대표팀 코치와 선수들은 세계 수준과 아직 기량 차가 많이 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잦은 선수 변동으로 인한 조직력 약화와 정신력 해이에 대해서는 공감했다.

◇ 기량 열세 절감〓선수들은 아직 유럽 선수들과 대등한 경기를 펼치기엔 실력에서 큰 차이를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힘과 높이를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유럽 축구를 구사하는 체코와의 기량 차가 워낙 컸다는 것이다.

이영표(안양 LG)는 "유럽 선수들에 비해 체력과 개인기.조직력 모든 부문이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고 말했다.

◇ 파이팅 부족〓대표팀 코치진은 선수들의 '파이팅 부족' 을 문제삼았다. 정해성 코치는 "선수들이 몸을 사리느라 태클을 잘 하지도 않고, 공격수들은 거칠게 나오는 상대 수비수를 피한다" 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팀과 경기하면서 K리그에서처럼 몸싸움 때마다 쉽게 넘어지고, 심판이 휘슬을 불어주기를 기다리지만 그런 게 통할리 없다" 고 했다.

◇ 히딩크도 책임〓강철(전남 드래곤즈)은 "신인급 선수들과 손발이 맞지않았다" 며 대표팀의 잦은 선수 변동으로 인해 한국팀의 강점인 조직력에서도 체코에 열세였다고 지적했다.

대표팀 언론담당관인 허진씨는 히딩크 감독(얼굴)이 선수들의 정신력 해이에 일조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체코전 두번째 실점 이후 선수들이 자포자기하는 듯한 플레이를 하는 데도 히딩크가 선수들의 파이팅을 독려하는 제스처나 주문 한 번 하지 않아 선수들이 연속골을 허용했다" 고 지적했다.

◇ 강팀에 대패는 보약〓대부분 선수들은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이천수(고려대)는 "체코같은 유럽 강호와 맞붙을 기회가 많지 않아 크게 지기는 했지만 많은 걸 배웠다" 면서 "유럽팀과 자주 경기를 하며 꾸준히 준비하면 월드컵 때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강철도 "1년 안에 기량 차를 극복하기는 어렵겠지만 조직력을 보강하고 유럽 대비책을 차근차근 준비하면 월드컵 때는 다를 것" 이라고 말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각 소속팀에 합류해 18일부터 재개되는 K리그에서 뛰다 다음달 10일 다시 합숙훈련에 들어가고 16일께 파라과이.남아공.나이지리아 가운데 한 팀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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