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마이크 햄튼, 홈런에 울고 웃는다

중앙일보

입력

올 시즌 콜로라도 로키스의 투수 마이크 햄튼은 홈런이라는 단어 때문에 울고 웃고 있다.

먼저 그를 웃게 만든 건 타석이라는 부업에서 뽑아내고 있는 홈런숫자, 타자 햄튼은 16일 현재 홈런7개, 2루타1개등 19안타를 기록하며 타율.302로 내셔널리그 실버슬러거 투수부문의 가장 강력한 도전자.

특히 그의 홈런 7개는 1931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투수 웨스 페렐이 작성한 메이저리그 한 시즌 투수 최다 홈런 기록 9개에 2개차로 근접한 놀라운 기록.

하지만 햄튼은 타자로서의 홈런 기록에 마냥 웃고 있을 수 만은 없다. 본연의 임무인 투수로서 그는 상대타자로부터 얻어맞는 홈런에 이를 상쇄하고도 남음이 있기 때문이다.

16일(한국시간) 쿠어스필드에서 벌어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전에 선발 등판한 햄튼은 다시 한번 홈런에 울고 말았다.

이날 햄튼은 1회초 애틀란타의 4번타자 브라이언 조단에게 투런 홈런을 홈런을 허용하며 좋지 않은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2회초 무사 1,2루의 위기를 벗어났고 3, 4회초 3자범퇴로 상대타선을 요리해 1회초의 홈런 악몽에서 벗어나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햄튼은 5회초 무사 만루의 실점위기에서 치퍼 존스에게 만루홈런을 얻어맞으며 다시 한번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다음타자 브라이언 조단에게 다시 안타를 허용한 햄튼은 마운드에서 강판,

타선이 2점을 뽑는 덕택에 패전투수가 되며 올시즌 9패째(12승)를 기록한 햄튼의 이날 최종 성적표는 4이닝 5안타(홈런2개포함) 6실점(6자책) 볼넷6, 삼진3개, 5.13이었던 방어율은 5.34로 올라갔다.

지난 10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피홈런 3개를 허용하며 자신의 한시즌 피홈런 최고 숫자 18개를 이미 경신한 그는 이날 2개의 홈런을 얻어맞아 올 시즌 들어 24개의 피홈런째를 기록했다.

또한 메이저리그 대표적인 그라운드볼 유도 투수라는 그의 명성도 올시즌 1.73이라는 근래 보기드문 그라운드볼 대 플라이볼 비율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

그리고, 12승이란 승수도 내용을 들어다 보면 별 자랑스럽지 못한 성적, 팀 동료들어 득점지원 7.96이라는 확실한 응원이 없었다면 6.03의 경기당 실점으로는 도저히 이루어 낼 수 없는 성적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남은 등판 경기가 약 8, 9경기인 점을 재고한다면 이 등판에서 햄튼은 무언가 내년에 대한 희망을 찾아야 할 것 같다.

타자로서의 성공은 기분좋은 일이긴 하지만 전업이라는 큰 결심을 하지 않는 이상, 그의 전문직은 타자가 아닌 투수이기 때문이다.

시즌초 '햄튼은 역시 다르다'에서 이제 '햄튼도 어쩔수 없다'는 쿠어스 필드의 투수 무덤론의 일반화된 투수중 한명이 된 지금, 햄튼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혹 작년 12월 콜로라도와의 8년간 계약을 후회하고 있는 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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