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나라서 흐뭇해 할 ‘아름다운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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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전남의 한 공무원이 세상을 떠나며 남긴 연금 급여 전액을 그의 가족들이 복지성금으로 기부했다. 전남도 담양교육지원청에서 근무했던 고(故) 김은희(사망 당시 56세·여)씨 가족은 지난 7일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동생의 유족 연금 1억5000여만원을 전달했다. 평소 가정형편이 어려워 교육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안타까워했던 동생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였다. 평생을 교육청 업무에 헌신했던 김씨는 지난해 5월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했다.

 김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마지막으로 남긴 것은 유족 연금 1억5000여만원. 5남매의 형제들은 이 돈으로 막내 동생인 김씨의 뜻을 기리기로 했다. 고인의 연금을 사회복지법인 무등복지원과 고(故) 이태석(1962~2010) 신부가 생전에 활동했던 아프리카 남수단의 학교 설립 후원금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 신부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남수단의 톤즈 마을에서 헌신적인 의료 및 교육활동을 펼쳐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칭송받았던 인물이다.

 김씨의 오빠인 김재규 광주영어방송 사장은 “독신으로 살아온 동생은 생전에 어머니를 정성껏 모시며 전남 지역의 교육 발전을 위해 헌신해 왔다”며 “고인의 뜻대로 어려운 환경에 처한 분들이 좀 더 나은 환경에서 살아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김씨 가족은 이번 기부로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억원 이상 개인 고액모금클럽인 ‘아너소사이어티’의 다섯 번째 회원이 됐다. 현재 전국의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은 170명이다.

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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