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2년 일한 30대 경찰 병원가보니 '충격'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JTBC 화면 캡처]

일터에 늘 뿌연 먼지와 매연이 가득하다면 어떨까. 그런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 바로 교통 경찰관이다. 교통 정리에 교통 사고 조사, 연말연시면 음주단속까지. 도로 위에서 2년 넘게 근무를 하던 30대 경찰관이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아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고 JTBC가 보도했다.

2년 전 교통사고 조사를 담당하게 된 하병무 경사는 근무 시간 대부분을 도로 위에서 보냈다. 도로 위 매캐한 매연과 먼지를 마시는 일의 반복. 그러던 지난 8월, 자신이 폐암 말기라는 악몽같은 소식을 접해야 했다.

[동료 경찰관 : 비번 날은 쉬지를 못한다고…. 토요일, 일요일이 비번이더라도 나와서 근무를 해야되기 때문에….]

하 경사의 주 근무지는 서울 시내에서도 교통량이 많기로 악명 높은 강남대로 일대.

경찰관들은 도로 위의 매연과 먼지에 고스란히 노출된 채 장시간 근무하고 있다. 강남역 근처의 대기오염 상태는 암 유발자로 불리는 오존이 서울역이나 영등포, 신촌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준. 수십만 대의 버스와 트럭이 내뿜는 매연에는 발암물질인 벤젠과 톨루엔, 포름알데히드 등이 다량 섞여 있다.

[임영욱/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 자동차 배기가스 안에 유해성분이 수백종이에요. 그 중에 특히 폐암과 연관된 물질이 많기 때문에 장기간 노출이 되면 폐암에 대한 위험성은 있죠.]

하 경사의 폐암이 장시간 도로 위 근무 때문인지는 아직 단정짓기 어렵다.동료들은 공무상 재해로 봐야한다며 탄원서를 돌렸다가 엇갈린 내부 시선 때문에 서명을 멈췄다.

[경찰 관계자 : 업무상 암 같은 건 안 된다는 겁니다. 간암이든 뭐든 간에, 암 자체가 (공무원 연금공단에서) 업무상 재해로 잘 안해주는 편…]

도로 위 음주운전자를 쫓아 목숨을 건 추격을 벌이기도 하고, 묵묵히 도로 한 켠에 서서 교통 흐름에 숨통을 열어주는 교통 경찰관.100일도 안된 아들의 아빠이기도 한 한 교통 경찰관의 안타까운 사연이 그들의 일터를 다시한번 되돌아 보게 한다.

온라인 중앙일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