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가격, 올 가을에 또 내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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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번째 생일을 맞은 PC의 '심정' 은 우울하다.

20여년간 전세계 PC 시장은 단 한번도 성장을 멈춘 적이 없었지만 올해 2분기에 전년 동기 3%가 줄어들면서 한계를 보인 것. 국내 시장도 10% 이상 줄어들면서 많은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불황의 영향도 있으나 PC가 널리 보급되면서 더 이상 새로운 기종으로 바꾸려는 수요가 줄어든 것이 근본적인 이유다. 지난해말까지 보급된 PC는 세계적으로 8억3천5백만대나 된다.

곤란한 것은 세계 최대의 반도체 업체인 인텔과 운영체제를 사실상 독점한 마이크로소프트도 마찬가지. PC와 함께 성장해 온 인텔은 올해 상반기에 역시 20년만에 처음으로 매출이 줄어드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PC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올해 하반기가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위기를 느낀 인텔은 최근 여러차례 펜티엄4의 가격을 낮춘 데 이어 8월말 또 한번 큰 폭의 가격 인하를 계획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현재 국내 전자상가에서 25만원 정도인 펜티엄4 칩(1.4㎓)의 가격이 절반 가까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또 가을부터는 현재 널리 쓰이고 값도 싼 SD램을 메모리용으로 쓸 수 있게 되므로 완제품 펜티엄4 PC의 값은 지금보다 20% 이상 내릴 전망이다.

오는 10월말 선보이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XP도 변수다. 인터넷 시대에 맞게 멀티미디어 기능 등을 대폭 강화한 윈도XP가 좋은 반응을 얻게 되면 이에 맞춰 PC를 바꾸거나 새로 사려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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