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직접 목욕탕 물에 손 담그며…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의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애민정치' 행보를 보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연합뉴스는 5일 조선중앙통신을 인용해 김 제1위원장이 최근 평양시 동평양지구에 건설돼 준공을 앞둔 류경원(대중목욕탕)과 인민 야외빙상장, 롤러스케이트장 등을 간부들과 시찰하는 등 민생행보를 재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의자에 앉아도 보시고 주단을 깐 바닥도 자세히 보신 원수님(김정은)께서는 인민을 위한 일에서는 만족이란 있을 수 없다고 하시며 고급목재로 바닥처리를 더 잘해주자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은 대중탕에서 욕조에 직접 손을 담그고 물 온도를 가늠해보는가 하면 냉방에 들려서는 "사람들이 한증을 하고 나면 땀구멍이 열리는데 냉욕을 해야 땀이 나지 않는다"며 "냉실의 온도를 잘 보장해 감기에 걸리지 않게 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제1위원장이 이 같은 '애민정치'행보를 보이는 것은 주민들의 지지를 이끌어내 불안정한 권력기반을 튼튼히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최근 북한 매체들은 김 제1위원장이 주민편의를 강조하는 내용을 부각시키며 김 제1위원장의 '인민 사랑'을 강조하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5일 "(지난 9월 통일거리운동센터를 찾은) 원수님께서는 건강운동실 바닥에 타일을 깐 것을 보시고 사람들이 미끄러져 상할 수 있다고 걱정하시며 운동실 바닥에 고무 깔판을 깔도록 했다"며 "이곳 일꾼과 봉사자들은 '선 편리성, 후 미학성'에 비낀 원수님의 높은 뜻을 가슴 깊이 새겨 안는다"고 보도했다.

'선 편리성, 후 미학성'이란 문구는 지난 5월 김 제1위원장이 평양 창전거리를 시찰하다 한 식당 의자가 직선으로 돼 있어 불편함을 느끼자 "앞으로 가구를 설계할 때 인민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게 선 편리성, 후 미학성의 원칙을 철저히 구현하라"고 지시한 이후 북한 매체들이 사용하기 시작했다. 매체들은 '선 편리성, 후 미학성'을 "인민의 복리증진을 위해 내세운 최고원칙"이라 설명하며 "사색과 활동의 첫 자리에 언제나 인민의 이익을 놓으시는 김정은 동지만이 내놓을 수 있는 시대어", "숭고한 인민관이 반영된 새로운 시대어"라고 극찬했다.

전문가들은 김 제1위원장의 새로운 시대어가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를 계속 고집하기보다는 주민의 지지와 호감을 이끌어내 안정적인 권력기반을 마련하려는 북한 당국의 의도를 가장 잘 나타내는 용어라고 설명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김정일은 노동계급보다 군대가 먼저라는 의미의 '선군후로'란 용어를 시대어로 제시했었다. 이러한 시대어는 김정일 시대의 선군정치 방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와 대조적으로 김정은은 인민의 편의가 우선이라는 내용의 새로운 시대어를 내놓고 '애민정치' 행보를 이어간다"며 "김정일에 비해 상대적으로 권력기반이 취약한 김정은이 주민들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인민의 이익을 가장 우선시하는 지도자'란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