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오프시즌, 동부팀들의 전력강화

중앙일보

입력

2000-2001 NBA의 가장 큰 특징은 뭐니뭐니해도 뚜렷한 서고동저현상이었다.

특히, 왕년의 4대센터인 샤킬 오닐, 패트릭 유잉, 데이빗 로빈슨, 아킴 올라주원이 모두 서부에서 뛴것은 물론 웨버, 가넷, 맥다이스, 던컨등 리그 최고의 포워드들도 모두 서부소속이었다.

서부는 이렇게 막강한 인사이드를 무기로 동부에 비해 강한 전력을 유지했고, 그때문에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하는 서부팀이 생겨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오프시즌에는 동부팀들의 전력강화가 눈에 띈다. 그랜트 힐의 복귀와 유잉, 호레이스 그랜트의 영입으로 단숨에 동부최상급 전력을 갖춘 올랜도와, 아킴 올라주원의 영입과 기존 선수들의 재계약, 그리고 빈스 카터와의 연장계약으로 역시 더욱 강해진 토론토, 이외에도 지난해에 약세를 면치못했던 애틀랜타 역시 압둘라힘의 영입과 래틀리프의 복귀, 그리고 나지 모하메드와의 재계약을 통해 동부의 강팀자리를 노크하고 있다.

먼저, 가장 눈에띄는 전력강화를 이룬 토론토를 살펴보자. 그동안 토론토는 캐나다라는 입지조건의 불리함때문에 선수들이 꺼리는 팀으로 인식되어왔으나 팀성적이 호조를 보이자 그 이미지는 180도 변했다.

자유계약선수인 앤토니오 데이비스, 제롬 윌리엄스, 앨빈 윌리엄스가 모두 팀과 재계약을 맺은 것이 그 첫번째 성공이었다. 데이비스는 올랜도행이 기정사실화 되었었지만 사정으로 인해 토론토와 극적으로 재계약을 했다.

더구나, 토론토는 이미 올라주원을 영입한 상태이기 때문에 데이비스는 본래 포지션인 파워포워드 자리를 맡으며 한층 편한 마음으로 플레이 할 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또한, 두 노장의 뒤에는 키온 클락과 제롬 윌리엄스, 두 영건 인사이드 선수들이 받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놀라운 활약을 보였던 앨빈 윌리엄스 역시 많은 팀들이 러브콜을 보냈지만 결국 팀과의 재계약을 택했다. 다음시즌에는 주전 포인트가드역할과 득점원 역할을 병행하며 플레이오프에서 얻은 자신감을 발판으로 더욱 좋은 활약을 보일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들의 재계약에는 빈스 카터의 힘이 컸다. 카터는 자유계약선수로 풀리는 이들에게 토론토와 재계약할 것을 부탁했고, 스스로는 팀과 6년의 연장계약을 맺으면서 토론토 역사상 첫번째 영구결번 자리를 예약해두었다. 특히 카터의 연장계약을 통해, 가까운 미래에도 많은 자유계약선수들이 토론토행을 원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다음은 올랜도를 보자. 비록, 그들이 탐냈던 앤토니오 데이비스는 아니지만, 패트릭 유잉과 호레이스 그랜트를 영입하면서 인사이드를 한층강화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암스트롱, 맥그래디가 버티는 외곽에 비해 인사이드가 너무 약하다는 평가를 들었던 올랜도로서 두 노장의 영입은 천군만마를 얻은것이나 다름없다.

그뿐만이 아니다. 올랜도는 지난시즌 부상으로 거의 출전을 하지못한 만능포워드 그랜트 힐이 복귀한다. 힐은 맥그래디에게 집중된 팀득점을 분산해주는 역할뿐 아니라, 암스트롱과 함께 팀의 리딩가드로서의 역할을 해내며 내외곽의 고리역할과 팀의 리더로서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해 줄 것이다.

올랜도의 이런 전력상승은 외국스포츠 싸이트들의 파워랭킹에서도 적어도 전체 10위권 이내, 높게 잡은 곳에서는 5위권 이내의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아마도 다음시즌에 그들은 동부의 패자인 필라델피아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지난시즌 성적은 초라했지만, 제이슨 테리를 중심으로 한 팀의 세대교체에 성공한 애틀랜타는 뛰어난 포워드인 샤립 압둘라힘을 영입하면서 전력을 한층 강화했다. 이외 무텀보를 트레이드 하면서 얻은 테오 래틀리프와 토니 쿠코치가 복귀하고, 흙속의 진주였던 센터 나지 모하메드와의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탄탄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제이슨 테리가 슈팅가드로 전환하면서 가장 문제가 되었던 부분인 수비에서도 엠마누엘 데이비스를 영입하면서 보완책을 마련했다.

95-96 CBA 수비상 출신인 엠마누엘 데이비스는 195cm를 웃도는 장신 포인트가드로서 키가 작은 제이슨 테리를 대신하여 수비시에는 상대편의 슈팅가드를 봉쇄해 줄 것이다. 이에 따라 제이슨 테리는 수비부담감을 줄이면서 더욱 편하게 공격에 집중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이 3팀외에도 기존의 강호인 필라델피아는 무텀보, 애런 맥키와의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여전히 동부최강의 전력을 보이고 있고, 밀워키, 마이애미, 뉴욕등의 기존강호들 역시 큰 전력의 누수없이 다음시즌을 맞이할 예정이다.

오프시즌에서 펼쳐지고 있는 동부팀들의 발빠른 행보는 결과적으로 동서부 전력의 평준화를 이루어 다음시즌에는 어느 한쪽으로 무게추가 기울지 않는 동서부간의 치열한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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