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영화찾기]숨가쁜 액션 스릴러 '뉴 블러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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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25살의 젊은 감독 마이클 허킨스의 데뷔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캐나다 영화 '뉴 블러드'가 2년만에 국내 스크린에 오른다. '뉴 블러드(New Blood)'는 '풋내기, 초보'를 의미하는 갱들의 속어.

복잡하게 얽힌 하룻밤 납치 사건을 담은 '뉴 블러드'는 피가 난무하는 액션과 주인공의 대사를 통해 재구성된 시간, 그리고 극적인 반전 등 팬을 사로잡은 세기말 느와르의 스타일을 한 데 모은 작품이다.

'저수지의 개들' '펄프 픽션' 등에서 쿠엔틴 타란티노가 보여준 잔인한 총격전, 시간과 상관 없이 퍼즐처럼 조각난 사건들과 '유주얼 서스팩트'에서 객석마저 속여 넘기며 대반전을 이끌어내는 화자의 진술 등을 떠올리면 된다.

하지만 듣기 좋은 노래도 두 번째는 지겨운 법.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고 각본과 연출도 탄탄하지만, 앞서 소개한 작품들에서 너무 많은 영향을 받은 탓인지 일말의 식상함이 느껴진다.

영화는 여덟 구의 시체가 발견된 도시의 어두운 아침에서부터 시작한다. 그 중엔 거대 갱조직의 두목 라이언도 포함되어 있고, 경찰은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상황 때문에 미궁에 빠진다. 미스터리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은 총상을 입고 유일하게 살아남은 앨런 화이트란 노인.

앨런이 입을 열면서 전날밤의 복잡하고 황당한 사건들은 한 겹씩 베일을 벗는다. 앨런의 아들 대니는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좀도둑질이나 하는 신출내기 갱이다. 성공을 꿈꾸던 그들은 거물 라이언이 제안한 납치극에 행동대원으로 나서지만 곧 피할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린다. 납치한 갑부가 사고로 죽어버린 것.

거기에 총상까지 입은 라이언은 아버지를 찾아와 갱들 앞에서 갑부의 대역을 맡길 요구하고, 앨런은 죽음을 각오하고 아들의 계획에 동참한다. 하지만 이들은 곧 예기치 않은 상황에 부딪히고 모두를 죽음으로 몰고 간 종잡을 수 없는 총격전이 이어진다.

'에일리언' '미드나잇 익스프레스' '콘택트' 등에 출연했던 관록의 배우 존 허스트는 앨런 역을 맡아 중후한 연기로 극을 이끌어간다. 허스트는 최근 '해리 포터'의 영화판에도 캐스팅 됐다.

아들 대니로 나오는 닉 모런은 가이 리치 감독의 '록 스탁스 앤드 투 스모킹 배럴스'의 사고 뭉치로 국내 팬들에게도 낯 익은 배우. '매트릭스'의 히로인 캐리 앤 모스는 매력적인 갱 조직의 중간 보스로 나온다.

시선을 쫓아 불규칙한 박자로 움직이는 영상과 강렬한 록 사운드는 영화의 긴장감을 더한다.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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