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워드 대역전 주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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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츠버그 스틸러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가 드라마 같은 역전승을 거두고 미 프로풋볼리그(NFL) 플레이오프 2회전에 진출했다. 6일(한국시간) 벌어진 두 경기는 풋볼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는 겨울 스포츠의 진수였다.

▶피츠버그 스틸러스 36-33 클리블랜드 브라운스

헬멧이 벗겨지는 거친 태클을 당하고도 한국계 혼혈아 하인스 워드(스틸러스)는 가슴에 품은 볼을 놓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자신의 어머니가 낯선 이국 땅 미국에서 자신을 가슴에 품고 키웠듯 소중하고 가슴 저미는 포옹이었다. 그리고 그 패스 하나는 패색이 짙던 스틸러스를 2회전으로 끌어올렸다.

28-33으로 뒤진 4쿼터 종료 1분8초 전. 스틸러스는 브라운스의 10야드 라인에서 역전 터치다운을 향한 공격을 시작했다. 쿼터백 토미 매덕스는 5야드 부근의 워드의 가슴에 정확한 패스를 꽂았고 워드가 패스를 받는 순간 브라운스 수비진이 거세게 태클했다. 이때 워드의 헬멧이 벗겨졌으나 워드는 가슴에 품은 볼을 끌어안고 3야드까지 전진했다.

종료 54초 전. 스틸러스 러닝백 크리스 푸아마투-마아팔라가 힘찬 돌진으로 브라운스 엔드존을 넘어섰다. 역전 터치다운. 3쿼터 중반까지 7-24로 뒤졌던 스틸러스가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내는 순간이었다. 워드는 21-33으로 뒤지던 4쿼터 3분11초를 남기고 5야드 터치다운을 성공시켜 역전의 발판을 놓는 등 이날 양팀 리시버 가운데 가장 많은 11번의 패스를 받아냈다.

TV 카메라는 경기 마지막 순간 워드의 모습을 따라다니며 이날 영웅이 워드임을 확인시켰다.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39-38 뉴욕 자이언츠

포티나이너스는 3쿼터 초반까지 14-38로 뒤졌으나 무려 24점차를 극복하고 대역전승을 거뒀다. 24점차에서 경기를 뒤집은 것은 NFL 플레이오프 사상 93년 버펄로 빌스(32점차)에 이은 두번째 최다점수차 역전승이다. 포티나이너스는 종료 1분을 남기고 쿼터백 제프 가르시아가 타이 스트리트에게 역전 터치다운패스를 성공시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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