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정성 vs 리위안차오 … 중국 권력 향배 나침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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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중국 베이징 천안문 광장에 들어서는 방문객들이 공안으로부터 소지품 검사를 받고 있다. 광장 바로 옆 인민대회당에선 8일부터 18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가 열린다. 중국 정부는 대회를 앞두고 시내에서 가위·연필을 깎는 칼까지 판매를 금지하는 등 철저한 보안 조치를 펴고 있다. [베이징 로이터=뉴시스]

위정성(兪正聲·67) 상하이(上海) 당서기와 리위안차오(李源潮·62) 공산당 조직부장.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18차 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중국 권력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핵심인물이다. 위 서기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의 지지를, 리 부장은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의 지지를 받는 인물이다. 둘 중 누가 국가최고지도부인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에 진출하느냐를 놓고 치열한 투쟁이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리위안차오(左), 위정성(右)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일 시진핑 1기(2012~2017년) 상무위원 진용으로 시진핑 부주석, 리커창(李克强) 상무부총리, 장더장(張德江) 충칭(重慶)시 당서기, 위정성 서기, 류윈산(劉雲山) 당선전부장, 장가오리(張高麗) 톈진(天津)시 당서기,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등 7인으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태자당(太子黨·당 원로나 고위간부 자녀 출신 정치세력)과 장쩌민·시진핑 계열이 5명인 데 비해 후진타오 주석의 권력 기반인 공청단(공산주의청년단 요직을 지낸 간부의 정치세력) 계열은 2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베이징(北京)의 고위 외교소식통은 2일 “위 서기와 리 부장 중 누가 상무위에 진입할지 아직도 완전히 타협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설사 결정됐다 해도 일주일 동안 계속되는 당대회 과정에서 바뀔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SCMP 보도와 달리 리 부장이 상무위에 진출할 경우 후 주석 계열이 3명으로 늘어 계파 간 균형이 이뤄지게 된다. 리 부장은 1980년대 말 공청단 중앙서기처 서기를 지낸 후 주석의 최측근이다. 특히 그는 당의 인사를 총괄하면서 후 주석 집권 후반기를 안정적으로 이끈 일등공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관련, 또 다른 소식통은 “리 부장이 상무위에 진입하지 못한다면 상대적으로 나이가 젊어 5년 후 진입할 것이라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SCMP가 보도한 상무위원 7명 중 시 부주석과 리 부총리를 제외한 5명은 5년 후 19차 당 대회에서 모두 70을 넘겨 퇴진이 유력하다.

 SCMP가 상무위 진출을 예상한 위 서기는 현 지도부 중 가장 화려한 가정 배경을 갖고 있다. 증조부인 위밍전(兪明震)은 청말 대신 쩡궈판(曾國藩)의 외손녀사위이고 부친인 위치웨이(兪啓威)는 톈진시 당서기를 지냈다. 이 때문에 시 부주석으로 대표되는 태자당의 좌장 역할을 하고 있다.

 후 주석 계열은 최고지도부 인선에서 불리한 세력을 군 인사에서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달 말 이뤄진 당 중앙군사위 산하 사총부(四總部) 지휘관과 군 주요 사령원(사령관)에 대한 인사에서 후 주석 계열인 팡펑후이(房峰輝) 베이징 군구 사령원이 작전을 총괄하는 총참모장에, 장양(張陽) 광저우(廣州) 군구 정치위원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총정치부 주임에 각각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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