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PC탄생 20주년] ②PC의 발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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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년 PC라는 개념을 최초로 발표한 IBM은 표준화된 부분(콤포넌트)으로 조립이 가능한 이른바 `개방형 구조''로 개발돼 다른 PC 제조업체들에 공개됐다.

이런 이유로 현재 일상생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PC를 `IBM PC 호환기종''(IBM PC Compatible)이라고 부르고 있다.

◇1981년 = 12명으로 구성된 IBM의 PC 개발진은 80년 7월부터 개인이 사용하는데 적합한 PC 개발을 위한 `어콘''이라는 프로젝트를 시작, 미국 플로리다 보카래톤에서 `퍼스널컴퓨터''(Personal Computer)라는 이름을 처음으로 가진 IBM PC 5150 개발에 성공했다.

5150은 모토롤라와 내셔널세미컨덕터와의 경쟁에서 이긴 4.77㎒급 인텔 8081칩과 16~256KB용량의 메모리를 채택했다.

그러나 엄밀히 5150이 IBM 독자기술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IBM의 기술로 만든 것은 하드웨어와 DOS를 연결시켜 주는 ROM-BIOS 뿐이었다. IBM은 PC 제작과정에서 외부의 경쟁입찰 방식을 택했는데 디스크드라이브는 탠던사,전원공급장치는 GE사, 프린터는 일본의 엡슨, 모니터는 대만의 중소업체가 공급을담당했다.

◇1982년 = MS-DOS 1.1판이 개발돼 운영체제로 채택됐으며 시판된지 4개월만인81년말 5만여대가 팔린데 이어 82년에는 경쟁사인 애플컴퓨터의 판매량을 앞지르는성과를 거뒀다.

또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가 선정한 `올해의 인물''에 사람이 아닌 IBM PC가 선정돼 뜨거운 논란이 일기도 했다.

PC의 급성장을 감지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로드캐니언 등이 컴팩을 설립해 IBM PC 호환기종을 처음으로 생산해 판매하기 시작했다.

◇1983년 = 3월 8일 IBM은 10MB의 하드디스크가 처음 장착되고 265KB용량의 기본메모리를 가진 XT(eXtended Technology) 기종을 선보였다.

XT기종은 기존의 5개에서 8개로 확장슬롯을 늘려 주변장치와 연결성을 높였으며이어 등장한 IBM PC주니어는 4.07㎏의 무게에 5.25인치의 플로피디스크를 사용할 수있는 보급형 컴퓨터로 기록된다.

◇1984년 = 흔히 286컴퓨터라고 말하는 IBM PC AT(Advanced Technology)가 출현했다.

AT 컴퓨터는 인텔의 6㎒급 20286 프로세서를 사용했으며 1.2MB의 5.25인치 플로피디스크 드라이브와 처음 등장한 컬러모니터를 탑재하고 MS-DOS 3.0판이 운영체제로 채택됐다.

또 하드디스크 용량도 XT의 배 크기인 20MB로 당시로서는 `어떤 프로그램도 담을 수 있는'' 저장공간을 제공했다.

84년에는 9인치 모니터에 무게 12㎏, 인텔 8088칩, 256KB의 기본메모리를 가진최초의 휴대형 PC인 IBM 포터블PC를 생산하기도 했다.

◇1985~87년 = 85년 IBM은 AT PC에 쓰이는 16비트 ISA 버스에 대한 특허를 취득해 PC 업계의 표준 데이터 전송 방법으로 굳어졌으며 마크 딘 등 IBM의 PC 개발진 2명은 87년 미국의 국립 발명가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랐다.

86년 충전 밧데리를 최초로 사용한 `랩탑''이라는 명칭을 가진 PC 컨버터블이 탄생했으며 LCD 모니터가 PC에 쓰이기도 했다.

87년에는 32비트 방식의 인텔 30386 칩을 사용한 IBM PS/2가 등장했는데 이 PC가 바로 현재 386PC라고 불리는 기종이다.

이 해에 IBM은 PC 개발 7년만에 100만번째 PC를 생산했다.

◇1988~90년 = 이 기간에는 12.5㎒급 연산 속도의 인텔 80286 칩을 기반으로 한PC가 MS-DOS 3.3과 4.0과 함께 다양한 제품으로 변화하며 IBM PS/2 PC가 전성기를구가했다.

이때 사용된 인텔 80286 칩은 회로 선폭이 1.5㎛로 현재 CPU 제조에 사용되는 0.13㎛ 공정에 비하면 10배 이상 정밀도가 낮고 성능은 100분의 1수준에 불과한 것이었다.

◇1991~94년 = 91년 IBM은 32비트 33㎒의 처리성능을 가진 인텔 80486SX칩을 사용한 486 PC인 IBM Model90 XP 486SX를 개발, 판매를 시작했다.

또 IBM은 92년 마우스를 대신하는 트랙포인트가 장착된 `씽크패드'' 노트북 시리즈를 판매해 300개가 넘는 디자인 상을 휩쓸기도 했다.

92년 마이크로소프트는 텍스트 방식의 DOS를 획기적으로 전환해 그래픽 아이콘을 클릭하는 방식의 윈도3.1을 개발해 자신들이 10여년전 개발했던 DOS를 무너뜨리고 소프트웨어 왕국의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인텔이 차세대 프로세서로 선언한 펜티엄(80586칩) 칩 개발을 완료한 것도 93년의 일이다.

◇1995년 = 50㎒급 인텔 80486DX 칩이 상용화됐으며 10인치가 넘는 LCD 모니터가 노트북PC에 처음 쓰였다.

또 90㎒급 펜티엄프로세서가 장착된 IBM PC 300이 첫 선을 보였다.

◇1996년~현재 = 인터넷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메모리의 용량이 급속히 대형화됨에 따라 PC가 기존의 수치계산용에서 멀티미디어를 중심으로 하는 엔터테인먼트기능이 급속한 진전을 보였다.

CPU의 성능도 꾸준한 진전을 보이며 2000년 AMD사가 1㎓급 CPU를 최초로 개발했으며 인텔 역시 같은해 펜티엄4 프로세서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PC부품의 소형화와 무선 인터넷 환경의 발달로 데스크톱PC의 자리를 이어받은 포스트PC 열풍도 불기 시작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PC시장 규모는 전세계적으로 1억6천여만대에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오는 2004년에는 2억대가 넘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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