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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부모들, 자녀 학자금 대출 보증섰다 낭패

미주중앙

입력

매사추세츠주 시콩크에서 도서관 관리인으로 일하는 신디 마르크(53.여)는 집을 팔았고 주말 밤에는 병원 응급실에서 환자를 등록하는 부업을 하고 있다.

딸의 학자금 5만5000달러 대출에 보증(co-sign)을 섰기 때문이다. 딸이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하자 대출에 공동 서명을 한 자신에게 채무가 넘어온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마르크처럼 자녀의 학자금 대출에 공동 서명한 늙은 부모들이 새로운 위험에 빠졌다면서 이들이 국가적 문제로 떠오른 학자금대출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현재 미국의 학자금 대출 잔액은 1조 달러를 넘어섰다.

현재 미국에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거나 대출 학자금을 매달 갚을 수 있을 정도의 안정된 수입이 보장된 일자리를 찾지 못한 대학 졸업자들의 비율이 늘어나고 있어 자신이 공동 서명한 자녀의 학자금 상환에 시달리는 부모들이 늘어나고 있다.

공동 서명한 학자금 대출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전문가들은 이로 인한 부모나 조부모들의 부담이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60세 이상 미국인 220만 명의 학자금대출은 430억 달러로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의 150억 달러보다 대폭 늘어났다. 이 통계에는 공동 서명한 대출이 포함돼 있다.

은행들은 경기 침체가 계속되자 대출에 가족 등의 공동 서명을 요구하고 있다. 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민간 대출 가운데 공동 서명한 비율이 90% 이상에 달했다.

늙은 부모들은 자신의 노후 자금도 빠듯한 상황에서 자녀의 학자금을 상환하느라 경제적인 어려움에 부닥칠 뿐만 아니라 대출금을 제때 갚지 못해 신용 위기를 맞기도 한다.

금융 전문가들은 학자금 대출의 공동 서명에 대한 부담이 세대를 거쳐서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대학 졸업자들이 만기 20년 등의 학자금 대출을 모두 갚을 때에는 자녀가 대학에 입학하게 돼 학자금 대출에 공동 서명하면 평생 학자금 상환 부담에서 벗어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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