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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오픈] 박세리, 명실상부한 '빅3' 노린다

중앙일보

입력

박세리(24.삼성전자)가 미국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명실상부한 '빅3'로 도약한다.

물론 이러한 목표는 3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영국 버크셔의 서닝데일골프장(파72. 6천255야드)에서 열리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 브리티시여자오픈(총상금 150만달러)을 제패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박세리는 정상급 선수를 판단하는 척도인 다승과 상금 랭킹에서 각각 근소한 차로 2위와 3위에 올라있어 언뜻 카리 웹(호주),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함께 '빅3'를 이룬 것 같지만 사실 그렇게 인정받고 있지 못한 실정. 그 이유는 간단하다.

루키 시절인 98년 US오픈과 LPGA선수권대회를 '얼떨결에' 제패한 뒤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웹이나 올해 나비스코챔피언십을 제패한 소렌스탐에 비해무게가 떨어진다.

따라서 이번 대회를 앞둔 박세리의 각오는 여느 때와 다르다.

3번째 메이저대회 우승, 그리고 시즌 4승으로 다승 1위 소렌스탐(5승)을 바짝쫓는 동시에 수년 간 상금 1위를 양분해 온 웹과 소렌스탐을 제치고 데뷔 후 첫 상금왕에 오를 기반을 다질 심산이다.

30일(한국시간) 끝난 자이언트이글클래식서 아깝게 3위를 차지했지만 여전히 상승세에 있는 박세리는 LPGA 사상 5번째로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돌파한 선수로도기록됐다.

시즌 상금 102만6천924달러로 이 부문 1위 웹과는 20만9천96달러, 2위 소렌스탐과는 11만3천143달러 뒤져 있어 이 대회 우승 상금 25만달러를 거머쥔다면 역전도가능한 상태. 따라서 이번 대회는 박세리가 진정한 '빅3'로 인정받을 수 있을지 여부를 가리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박세리의 우승에 가장 큰 걸림돌은 두말 할 나위 없이 웹과 소렌스탐. 웹은 이미 95년과 97년에 이 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던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이고 소렌스탐 또한 유럽 무대가 낯설지만은 않다.

특히 웹이 72홀 최저타(269타) 기록 등을 세우며 우승한 97년 대회는 이번과 같은 골프장에서 열렸기 때문에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고 있다.

다만 소렌스탐과 웹은 31일 타이거 우즈, 데이비드 듀발과 혼성팀을 이뤄 세기의 대결을 치르느라 몸과 마음이 바쁘다는 것이 변수. 시즌 첫승에 애가 타는 김미현(24.KTF)은 9개 대회 연속 '톱10'에 들었지만 우승과 거리가 멀었던 '징크스'를 이번에는 떨쳐야 한다며 각오를 새롭게 하고 있다.

빅애플클래식에서 체력 문제로 우승을 눈앞에서 놓친 뒤 자이언트 이글클래식에서도 8위에 머물렀지만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저력을 바탕으로 시즌 첫승을 메이저대회에서 거두겠다는 것. 이밖에 고국에서 부상 치료를 겸한 휴식을 취한 박지은(22)이 오랜만에 모습을보이고 장정(21.지누스), 한희원(23.휠라코리아) 등도 출전한다.

한편 올시즌부터 4대 메이저대회로 승격돼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이 대회는 지난 76년부터 유럽여자투어(LET)로 26년의 역사를 이어왔지만 LPGA 투어로 편입된 것은 94년부터. 모두 138명의 선수가 출전하는데 지난해 대회 15위까지와 LPGA에서 70명이 자동출전 자격을 얻고 그 나머지를 LET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선수들이 채우게 된다.

지난해 우승자는 소피 구스타프손(스웨덴)이지만 격이 달라진 대회 위상에 따라 LPGA 강호들이 대거 몰려들면서 타이틀 방어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버크셔<영국>=연합뉴스) 이승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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