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 아이즈 2집도 대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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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보기 힘들다. 새 음반을 내고도 텔레비전.라디오에 얼굴이나 목소리를 비추는 홍보 활동은 일절 없다.

신비전략이라고? 글쎄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의견이 있다. 여하튼 분명한 것은 그들이 요즘 인기정상에 있다는 사실이다.

요즘 '점점'이라는 노래로 사랑을 받고 있는 브라운 아이즈 얘기다. 2001년 데뷔음반을 발표하고 70만장의 판매고를 올린 그들의 인기는 이번 앨범에서도 변함이 없다.

지난해 11월 27일 발표한 음반이 5주 만에 60만장을 넘어섰다. 요즘 불황에 허덕이고 있는 음반 판매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이는 실로 놀라운 수치다.

그들의 인기는 음악감상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많은 사이트에서는 '점점' 한 곡뿐만 아니라 '비오는 압구정' '포유' '떠나지마' 등 여러 곡이 네티즌이 즐겨 듣는 곡으로 올라와 있다.

한겨울 시린 가슴을 자극하듯 애잔한 목소리로 부르는 이들의 새 노래 '점점'은 가사도 스산하다.

"점점 넌 멀어지나봐/웃고 있는 날 봐/때론 며칠씩 편하게 지내/ 점점 널 잊는 것 같아 먼 일처럼/ 점점 넌 떠나가나봐 하루는 미치고/ 다음날이면 괜찮아졌어…."

이 곡은 약간 느린 템포의 리듬 앤 블루스로 윤건(25).나얼(24) 두 사람의 개성있는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고 있다. 특히 도입부를 장식하고 있는 나얼의 목소리는 기교가 없는 듯하면서도 감성으로 꽉 찬 느낌으로 흡인력을 발휘한다. 윤건의 건조하면서도 깔끔한 하모니 역시 이 곡의 매력이다.

브라운 아이즈를 구성하고 있는 윤건. 나얼은 각각 연세대 작곡과, 계원예술대 매체회화과에 적을 두고 있다. 윤건은 앨범 전체의 작곡.작사.프로듀서.편곡 등을 맡고 있는가 하면 나얼은 메인 보컬은 물론 음반 재킷 디자인부터 의상 디자인까지 전반적인 컨셉트 분야를 맡고 있다. 한마디로 다재다능한 두 청년이 만난 셈이다. 그런 만큼 강한 개성도 남다르다.

나얼은 자신의 신상명세서 '좋아하는 음악'란에 '리듬 앤 블루스, 힙합 등 흑인음악 전부'라고 써놓을 정도로 흑인음악 매니어다. 음반을 내고 도대체 무엇을 하며 지내느냐는 질문에 나얼은 "노래 연습만하며 지내고 있다"고 담담히 말했다. 인기비결도 물어봤다.

"비결은 우직하게,많이 연습하는 것뿐입니다. 무엇을 하든 열정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하니깐요. 한마디로 음악에 미쳐야죠. 노래 연습만 해도 매일 오후 3시부터 9시까지 해요. 물론 그것보다는 돌아다니면서 흥얼거리는 시간이 더 많을테지만요." 나얼의 얘기다. 그는 "열심히 연습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브라운 아이즈의 음악은 고급스럽고 감미로운 리듬 앤 블루스. 발라드풍의 노래를 좋아하는 일반 팬들 외에도 약간 차별화되고 고급스러운 가요를 원했던 이들까지 모두 사로잡은 것이 높은 판매고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자칫 한곡의 히트곡 외에는 달리 들을 게 없는 음반들에 반해 나머지 곡들 모두 인기 후보곡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공을 들인 것도 이들의 음반이 호응을 얻고 있는 요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얼은 이번 음반에 아쉬움이 남아있는 듯하다. "R&B 매니어들을 더 만족시키고 싶었다"는 것이다. 그의 이런 아쉬움은 브라운 아이즈와는 별도로 자신이 참여하는 '브라운 아이즈 소울'의 탄생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4명의 남성 중창그룹으로 결성될 브라운 아이즈 소울은 나얼 외 3인으로 구성돼 흑인음악의 진한 맛을 절묘한 하모니로 살려내겠다는 포부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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