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 고교생들 '성관계 게임' 파문

미주중앙

입력

북가주 한 고등학교 남학생들이 지난 수년간 여학생들과의 성관계 경험 경쟁을 벌여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오클랜드시 외곽 피드먼트 하이스쿨은 지난 주 학부모들에게 보낸 통신문에서 "소위 '판타지 슬럿 리그(Fantasy Slut League)'로 불려온 잠자리 경쟁 게임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판타지 슬럿 리그는 온라인상의 스포츠팀 가상 운영 게임인 '판타지 리그'와 헤픈 여자를 뜻하는 '슬럿'을 합쳐 만들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주로 스포츠팀 학교대표선수(varsity team)들끼리 암암리에 이 게임을 즐겨왔다. 이들은 마치 판타지 리그에서 선수를 뽑듯 각자 마음에 드는 여학생을 '선발(drafted)'해 성관계를 맺고 그 경험을 글로 적어 서로 공유했다. 그 후 누구의 성 경험이 더 나은 지 각자 점수를 매겨 승자를 가렸다.

조사결과 최소 5~6년간 이 게임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학교의 리치 키친스 교장은 "종종 술자리에서 상급생들이 하급생들에게 게임을 강요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일종의 밀약처럼 수년 간 계속됐던 이 게임의 실체는 현재 스포츠팀 대표선수 중 한명의 고발로 드러났다. 학교측은 통신문에서 "더이상 이 게임은 지속되지 않고 있다"며 "관련된 학생 면담을 통해 더 자세한 개인 경험을 수집하고 있으며 특별전담위원회를 조직해 대처하겠다"고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다.

하지만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학교가 있는 피트먼트시는 소도시인데다 부유층 밀집 거주지로 주민들간 유대가 깊은 지역적인 특성 때문이다.

CNN 등 주요 언론들이 이번 사태를 보도하면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데 대해 학교와 주민들은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키친스 교장도 현재 모든 언론과의 인터뷰를 거절하고 있다. 다만 LA타임스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젠 모든 관심을 학생 교육에 대한 열정으로 되돌려야 한다"며 "좋은 학생들도 한순간 나쁜 선택을 할 수 있다. 그 아이들이 교훈을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가 할 일"이라고 전했다.

정구현 기자 koohyun@koreadaily.com

☞판타지 리그란

실존하는 프로 스포츠 선수들을 온라인상에서 선발해 자신만의 팀을 구성한 뒤 선수들의 실제 경기 성적을 반영해 팀간의 우열을 가리는 게임이다. 통계와 전문지식 직관이 필요한 게임이어서 스포츠팬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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