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 친구된 `소녀와 도지사'

중앙일보

입력

전북도의 한 초등학생이 e-메일을 통해 도지사와친구가 됐다.

전주 I초등학교 6학년인 최은연(13)양은 지난달 도청 홈페이지 `도지사에게 바란다'' 코너에 자신을 `이미 1천500여권의 책을 읽어 풍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소개한 뒤 `도지사와 친구로 지내고 싶다''는 글을 올렸다.

이 글을 읽은 유종근 전북지사는 24일 오후 최양을 지사실로 초대해 20여분간정담을 나누고 e-메일 친구로 지내기로 약속했다.

학급 반장이자 태권도 유단자인 최양은 특히 메일을 통해 "전북지역이 교통사고1위라는 보도에 아주 기분이 나빴다"면서 "우리집은 5년 동안 한번도 교통사고를 낸적이 없는데 교통법규를 지키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도 전체가 욕을 얻어먹고 있는만큼 이 문제에 대해 토론하고 싶다"는 뜻을 전해 유지사가 이날로 면담 일정을 정하고 최양과 어머니, 여동생 등을 함께 초청했다는 것. 최양은 유지사와 면담하는 자리에서 "2학기 때 전교 학생회장이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경쟁자가 있어 어떻게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며 정치적 꿈(?)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을 묻기도 했다.

유지사는 이에 대해 "경쟁자에게 더 친절하게 대하고 학교생활도 더욱 열심히하라"는 훈수를 아끼지 않았다.

면담을 마친 최양은 "교장선생님보다 훨씬 높은 분이라 떨려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지만 메일을 통해 여러 문제를 자주 토론할 생각"이라고 말했으며 유지사는 "나이 어린 여학생이 당차다"면서 "앞으로 메일이 오면 시간이 닿는대로 답장을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전주=연합뉴스) 홍인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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