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중국 기업들 "관리기술도 배우길 원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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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중국 SK그룹 창업을 선언하면서 이 사업을 진두지휘하도록 영입한 셰청(謝澄.41.사진) 중국SK 대표이사는 자신을 행운아라고 말했다. 지금은 중국이 올림픽 개최지 선정을 계기로 개방폭을 넓히게 되는 시점일 뿐 아니라 중국 젊은이들이 한국 문화에 열광하는 '한류(韓流)열풍' 으로 중국에서 한국 기업이 성공할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크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였다.

20여일간의 한국 SK 순방을 마친 뒤 중국 출국에 앞서 20일 기자와 만난 謝대표는 SK의 중국 사업 성공가능성과 앞으로의 계획을 두 시간에 걸쳐 활달하게 설명했다.

- 중국에 또 하나의 SK그룹을 창업한다는 계획이 성공할 수 있다고 보는가.

"SK는 이미 2년여간 이 계획의 타당성을 검토하고 상당부분 전략을 세워놓았다. 중국에서 성공한 기업의 공통점은 그 지역의 발전에 기여한 기업들이고, 단기간에 돈을 벌려고 해선 아무도 성공하지 못했다.

이런 점에서 중국에 뿌리를 박겠다는 SK의 중국 전략은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한국에서 많은 SK 지도자를 만났는데 그들은 모두 중국사업은 한국뿐 아니라 중국의 발전에도 도움이 돼야 한다고 믿었다. 이러한 윈윈전략이야말로 중국 정부의 환영을 받을 것이다. "

- 중국에선 외국기업이 사업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중국 정부와 정책적인 제한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2008년 올림픽개최지 선정과 11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을 앞두고 중국은 엄청나게 변화하고 있다. 정부와 국민 모두 외국기업이 들어오는 것을 환영하고 있다. 개방은 앞으로 더욱 촉진될 것이다. 중국에서 사업하는 외국기업들은 과거 중국의 잠재력에 투자했지만 지금은 현재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단계에 왔다. 내수규모도 크고 일단 중국이 발전하려고 마음먹은 이상 대단히 활발한 경제활동이 일어나고 있다. "

- SK의 여러 사업분야 중 어떤 사업부터 시작할 것인가.

"에너지.화학.이동통신.바이오 등 현재 SK의 모든 사업영역은 중국에서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첨단산업이다. 중국에 돌아가면 분야별로 협력할 수 있는 중국 기업들을 만나 합작협의를 하고 구체적인 사업전략을 세우게 될 것이다. "

- 합작사업을 하게 된다면 사업뿐 아니라 기업문화까지 이식한다는 SK의 전략은 실현하기가 어렵지 않겠는가.

"인텔차이나의 설립부터 8년간 중국과의 합작사업을 해보면서 느낀 것은 자본주의 역사가 짧은 중국 기업들은 선진기술뿐 아니라 기업의 관리기술.철학까지도 배우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SK는 첨단기술뿐 아니라 독특한 관리기술.철학과 홍보.광고 전략 등을 가지고 있다. 이런 SK의 선진 기법들을 모두 전수한다고 하면 이를 받고 싶어 하는 중국 기업은 많을 것이다. "

양선희 기자 sun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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