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프로야구 PO 5차전] 담당기자의 편파 관전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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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봤나 삼성, SK 저 견고한 야구를

하남직 기자

SK에는 스타가 없다고? 되묻고 싶다. SK만큼 야구를 알고 하는 선수가 많은 팀이 있을까. SK에는 빛을 내는 선수가 정말 많다. 개인이 주목받기 어려운 구조다. 그러나 그 별들이 모여 견고한 ‘팀 SK’를 형성한다. 팀 SK는 한국에서 가장 신뢰도 높은 야구 브랜드다.

플레이오프 5차전. 선발 김광현이 2회를 채우지 못했다. 그러자 PO에 처음 나선 채병용이 등판해 4이닝을 1피안타·무실점·5탈삼진으로 막아냈다.

2회 초가 끝난 뒤 SK는 0-3으로 몰렸다. 더그아웃 앞 짧은 미팅. 긴 말은 필요 없었다. SK 선수들은 손을 모으고 “파이팅”을 외쳤다. 2회 말 박정권이 중전안타로 물꼬를 텄다. 그는 4차전까지 15타수 2안타로 부진했다. 15타수 3안타로 처졌던 김강민이 우월 2루타로 기회를 이어갔다. 1사 2·3루에서 대타 조인성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쳐냈다.

2회 말이 끝날 때 SK는 여전히 2-3으로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롯데는 흔들렸고, SK는 침착했다. 롯데는 4회 2루수 박준서가, 5회 포수 강민호가 실책을 범했고 실점으로 이어졌다. SK는 유격수 박진만의 연이은 호수비로 상대 공격의 흐름을 끊었다.

‘최고 수훈갑’을 꼽기 어려울 정도로 SK는 ‘팀의 야구’를 선보였다. 10월 22일 밤, 인천 하늘에 26명(PO 엔트리)의 비룡이 날아올랐다. 그들이 동시에 빛을 내뿜었다. 그 동력으로 SK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삼성, 떨고 있나?

나는 SK편이다(하남직 기자)

최선 다한 롯데여, 당당히 고개 들라

유병민 기자

큰 경기에서 실책은 경기의 흐름을 좌우할 뿐 아니라 승부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 플레이오프(PO) 5차전이 그랬다. 롯데의 큰 경기 실책 징크스는 ‘작년에 왔던 각설이’처럼 올해도 어김없이 나타났다.

 출발은 좋았다. 롯데 타선은 상대 선발 김광현을 상대로 안타 6개를 때려내며 3점을 뽑아내 2회가 끝나기 전에 그를 강판시켰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야수들은 무엇에 홀린 듯 잇따라 실책을 저지르며 경기를 그르쳤다. 3-2로 앞선 4회 박준서는 성급한 수비로 동점을 허락했고, 4-3으로 역전을 허용한 5회에는 포수 강민호의 어이없는 송구 실수로 한 점을 더 헌납했다. 양승호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3점을 내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나 실책이라는 변수는 계산하지 못했다.

 아쉽다. 올해 롯데는 그 어느 해보다 한국시리즈(KS) 진출이 유력했다. 3차전을 이기면서 2승1패로 앞서나갈 때 롯데의 기세는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4차전을 내주면서 불안한 기운이 감돌았다. 지난해의 데자뷰가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왔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그러나 롯데여. 고개를 들라. 그대들은 최선을 다했다. 올 시즌 보여준 가능성으로 내년을 기약하자. 더불어 SK여. 6년 연속 KS 진출을 축하한다. 달라진 롯데를 이기고 올라간 만큼 KS에서 삼성을 꺾고 지난해의 아픔을 되갚길 바란다.

나는 롯데편이다(유병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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