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디스크와 테크놀러지 [4]

중앙일보

입력

하드디스크는 FDD, ODD(CDROM, CDRW, DVDROM…)과 더불어 물리적인 동작이 수반되는 기기이다. 하지만 단순하기 그지없는 FDD나 레이저를 사용하는 ODD와 달리 하드디스크는 다른 기기들에 비해 회전속도도 빠를 뿐 아니라 매우 정밀한 동작을 요구하기 때문에 의외로 고장이 잦은 부품 중의 하나이다. 게다가 하드디스크의 고장으로 인한 데이터의 유실은 사용자에게 큰 피해를 입히기 때문에 매우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하드디스크의 주요 고장 원인은 정전기 쇼크나 외부로부터의 충격이며 하드디스크의 고장을 막기위해서는 사용자는 하드디스크를 이러한 고장 원인으로부터 최대한 격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예를 들자면 정전기 쇼크를 방지하기 위하여 정전기가 발생하지 않는 고무판 위에서 하드디스크 설치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실제 사용 환경에서 사용자가 모든 고장 원인으로부터 하드디스크를 격리시킨다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고장 원인을 줄여가고, 또한 안정적인 작동을 위해서는 하드디스크의 제조 및 설계 단계에서부터 이러한 위험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

하드디스크의 PCB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정전기 쇼크를 방지하기 위해서 나온 기술이 Seagate의 SeaShell이다. 이것은 단순히 PCB 위에 플라스틱 커버를 씌운다는 단순한 아이디어지만 실제로 설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전기 쇼크의 방지에 큰 도움이 되는 기술이라 할 수 있다.

이외에도 Seagate의 G-Force Protection System이나 Maxtor의 Enhanced ShockBlock 기술은 운송 도중 발생하는 충격이나 기타 이유에 의한 순간적인 충격에 강한 하드디스크를 설계하는 기술이다. 하드디스크에 순간적인 충격이 발생하였을 때 헤드가 들어올려지는 것을 방지하고, 들어올려진 헤드가 떨어질 때 플래터와 충돌하지 않도록 헤드와 플래터를 평행하게 유지시켜주는 것이 이러한 기술들의 내용이다.

SeaShell이나 G-Force Protection System과 같은 수동적인 안전 기술은 이제 어느 정도 기본으로 채택되어 가고 있는 상황이고, 이제는 S.M.A.R.T(Self Monitoring, Analysis and Reporting Technology)라는 좀 더 능동적인 하드디스크 보호 기술도 보급되고 있다. S.M.A.R.T의 근간이 되는 것은 IBM의 PFA(Predictive Failure Analysis)와 Compaq이 Seagate, Quantum과 함께 개발한 IntelliSafe라는 기술인데 이러한 기술들은 헤드의 Flying Height와 같은 몇 가지 요소들을 이용하여 하드 디스크의 Failure를 분석하며, Failure가 예측되는 상황에서는 사용자에게 이것을 경고한다. S.M.A.R.T는 현재 Seagate, IBM, Western Digital, Maxtor, 삼성 제품에 채용 중이다.

결론
하드디스크 시장 및 기술이 성숙되어감에 따라 이제는 하드디스크 제조회사별로 가지는 특징이나 장점들이 많이 희석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 살펴보았듯이 하드디스크 안에는 알게 모르게 수 많은 기술들이 집약되어 있으며, 이러한 기술들을 유기적으로 조화시키는 것이야 말로 하드디스크 제조회사의 진정한 기술력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근본적인 기초과학 분야의 기반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육성하는 업체가 궁극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사용자의 입장에서도 단순히 RPM이나 용량과 같은 단순한 사양만을 보고 대충 아무 제품이나 구입하기 보다는 얼마나 속도와 용량과 더불어 안전성과 신뢰성에 무게를 두고 여러모로 따져보고 구입하는 현명한 구입 요령이 필요하다 하겠다.

이성희
자료제공:pcbee(http://www.pcb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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