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태 아들 “명예훼손 … 박 후보에게 법적 대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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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장학회 전신인 부일장학회 소유주인 고(故) 김지태씨의 5남 김영철(60)씨는 21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유족으로서 참을 수 없는 일은 아버지를 부정축재자로 몬 것”이라며 "아버지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가 야당(옛 민주당) 편을 들어서 탄압당했다”고도 했다.

 김씨는 “장학회는 재판부도 인정했듯이 강압에 의해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넘어갔다”며 “단지 공소시효가 지나 돌려받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1992년 발행된 ‘정수장학회 30년지’라는 특대호 135~136쪽을 보면 ‘5·16장학회는 부일장학회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 법통을 이어간다’고 적혀 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가 이날 “헌납 당시 부산일보와 문화방송의 규모는 현재와 비교할 수 없이 작았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김씨는 “세 살짜리 애를 유괴해서, 애가 크니까 자기가 잘 키웠다고 하는 얘기 아닌가”라며 “친부모에게 줬으면 더 잘 키웠을 것”이라고 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 진성준 대변인도 “이런 역사 인식을 가진 분에게 대한민국의 미래를 맡길 수는 없다”며 박 후보의 과거사 인식을 고리로 비판을 가했다. 그는 “정수장학회는 군사 쿠데타 세력이 강탈한 장물”이라며 "모든 것을 ‘아버지 박정희’ 중심으로 인식하니 강탈이 헌납으로, 장물이 선물로 보이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국민 기대와 동떨어지다 못해 정반대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실망을 넘어 분노스럽다”고 했다.

 안철수 후보 측도 반응을 보였다. 유민영 대변인은 “김지태씨가 강박에 의해 주식을 넘겼다는 점은 사법부가 적시했음에도, 이를 부인하는 것은 대통령 후보로서 중대한 인식의 문제”라며 “국민의 상식과 사법부의 판단에 반하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와 관계가 없다고 하면서 관계가 있다고 인정한 셈이 됐다”며 “한나라당이 새누리당으로 개명했다고 재산 승계를 안 했느냐. 수습이 아니라 타는 불에 기름을 부었다”고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도 성명을 내고 “인혁당 사건과 마찬가지로 법원 판결이 뭔지도 모른 채 그저 자신과 아버지를 감싸고 비호하기에 급급했다”며 “박 후보가 독재자 아버지가 저지른 일은 무조건 정의롭다는 착각에 빠져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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