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하반기 더 위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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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경기활성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경제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기업의 설비투자 감소세는 하반기에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경제인연합회(http://www.fki.or.kr)는 18일 4백대 기업의 올 하반기 설비투자 계획을 조사한 결과 시설투자는 14조9천6백82억원으로 투자가 극히 부진했던 상반기보다 2.8%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전경련은 연간 기준으로도 올해 설비투자액은 30조3천7백31억원으로 지난해보다 9.3% 감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등 설비투자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전기.전자업종의 설비투자 부진이 하반기에 더 심화해 상반기보다 29.7%나 줄어들 전망이다.

종이제품도 53.1% 감소하는 등 제조업의 하반기 설비투자가 상반기보다 8.2%, 연간 기준으로는 2.9% 줄어들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체 설비투자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매출액 1조원 이상의 대기업이 하반기 설비투자를 5.1%나 줄일 것으로 추정돼 재벌그룹을 중심으로 한 투자심리 위축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경련은 또 기업들이 하반기에 설비투자를 하더라도 시설확장.신제품 생산 등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공격적 투자는 줄이는 대신 노후시설의 개체.에너지 절약 등 합리화 투자를 늘리는 쪽으로 계획하고 있어 산업경쟁력의 전반적 침체를 초래할 우려가 크다고 밝혔다.

기업들은 설비투자 활성화 방안으로 ▶투자세액공제 확대 등 세제지원 강화(34%) ▶금융시장의 정상화를 통한 투자자금 조달 원활화(27%) ▶규제완화와 일관성 있는 정책을 통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제거(22%) 등을 들었다.

전경련 유재춘 차장은 "설비투자 부진의 심화는 경제를 더욱 비관적으로 만들고 있다" 며 "기업가의 투자의욕을 제고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 고 말했다.

김영욱 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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