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짜리 공짜 게임 ‘1분의 쉼표’ 전략 적중”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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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호 16면

스마트폰 앱은 이제 하나의 산업으로 성장했다. 앱 하나만 잘 개발해도 ‘돈방석’에 앉을 수 있는 세상이다. 특히 모바일게임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즐겨 사용하는 앱이다. 해외에서는 핀란드의 모바일게임업체 로비오가 2009년 12월 출시한 ‘앵그리 버드’가 성공 신화를 먼저 썼다. 앵그리버드는 2011년 말까지 출시 2년 만에 전 세계에서 매출 1억 달러 이상, 설치 이용자 7500만 명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그런 앵그리 버드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토종 게임이 있다. 8월 국내에서 출시 후 두 달 만에 설치 이용자 2000만 명, 하루 평균 이용자 1000만 명이라는 국내 신기록을 세운 선데이토즈의 애니팡이다.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에서 서비스한 덕에 가입자가 급증했다. 이정웅(31·사진) 선데이토즈 대표로부터 애니팡의 인기 비결과 향후 모바일 앱의 미래를 들었다. 명지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의 이 대표는 2004~2007년 병역특례로 NHN 한게임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2008년 선데이토즈를 창업했다.
 
-애니팡이 가입자 2000만 명을 넘었다. 성공 비결이 뭔가.
“일단 쉽다. 애니팡은 애니멀(Animal·동물) 그림이 있는 블록을 3개 이상 가로나 세로로 일렬 배열하면 블록이 ‘팡’ 소리와 함께 터지는 퍼즐 게임이다. 누가 가르쳐주지 않아도 한 번만 해보면 남녀노소 누구나 게임을 할 수 있다. 게임 시간이 1분으로 짧은 것도 강점이다. 자투리 시간이 생길 때나 심심할 때 딱이고, 시간 낭비한다는 생각도 안 든다. 그래서 애니팡의 모토가 ‘1분의 쉼표’다. 무료 게임이라는 점도 게임 사용자의 저변을 넓혔다. 카카오톡에서 지인들끼리 점수를 경쟁하고 서로 하트(게임 이용 아이템)를 선물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형태의 게임이라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이다.”

인기 앱 ‘애니팡’ 개발한 이정웅 선데이토즈 대표

-무료 게임인데 수익은 어떻게 내나.
“기본적으로 무료 게임이지만 부분 유료화 전략도 취하고 있다. 예컨대 한 번 접속해서 오래 즐기고 싶은 사람은 ‘하트’를 구해야 한다. 모자라는 하트를 충전하는 방법은 세 가지다. 무료 충전은 8분 동안 게임을 안 하고 기다리거나, 친구로부터 선물 받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트를 살 수 있는 아이템인 토파즈를 돈을 내고 사야 한다. 실제 토파즈를 구입하는 사람들이 꽤 된다. 토파즈가 지금 회사의 수익원이다.”(이 대표는 정확한 매출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게임업계에서는 하루 2억원 이상으로 추정한다.)

-나이나 성별로 보면 어떤 소비자 계층이 게임을 많이 하는지.
“특정 계층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애니팡의 이용자를 분석해보면 10대부터 70대까지 골고루 분포돼 있다. 남녀 비율도 비슷하다. 10~20대가 대부분인 기존의 게임과는 완전히 다른 형태다.”

-타깃으로 삼는 계층이 있을 텐데.
“그 질문이 선데이토즈 성장전략의 핵심이다. 스마트폰이 이제 전 국민의 필수품이 됐다는 데 착안해 미래 성장 방안을 짜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30대 이상, 한 번도 게임을 해보지 않은 논 게이머(Non-gamer)들이 주요 타깃이다. 우리는 10~20대용 게임에 주력하는 다른 게임회사와 거꾸로 간다. 직장인뿐만 아니라 게임에 별 관심 없던 30~40대 주부들,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는 60~70대 어르신이 우리 게임의 잠재 수요층이다. 이들이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계속 만든다면 시장은 무한대로 커질 수 있다.”

-캔디팡·보석팡 등 애니팡의 경쟁 게임이 많이 나오면서 시장이 치열해지고 있다.
“걱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개척자다. 다른 후발 주자들이 생길 거라는 건 진작 예상했다. 그들과의 싸움에 신경 쓰면 서비스에 발전이 없다. 이미 팡 게임 시장은 포화 상태다. 그런 의미에서 애니팡은 이미 ‘라스트팡(애니팡 게임의 마지막 보너스 점수)’ 단계다. 후발 주자들과 경쟁하기보다는 하루빨리 더 재미있는 게임을 출시하자는 생각이다.” 

-앞으로 어떤 게임을 만들 건가.
“비밀이다(웃음). 차기 방향은 내부에서 논의 중이고, 확실한 건 애니팡과 같은 ‘팡’류의 게임은 앞으로는 안 만든다는 것이다. 카카오를 기반으로 지인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을 구상 중이다. 차기작은 애니팡처럼 지인끼리 랭킹 경쟁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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