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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김병현 무실점행진 '기세등등'

중앙일보

입력

더 단단하게, 더 간결하게.

'핵잠수함' 김병현(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여름 기세가 놀랍다. 7월 들어 등판한 6경기에서 무안타 무실점. 만나는 타자마다 혼(魂)을 빼놓고 있다.

김병현의 지난 6월 8일 방어율은 4.58이었다. 이후 16번의 등판에서 단 2실점 만을 기록, 방어율을 2.95로 끌어내렸다. 어떤 변화가 김병현의 여름 상승세를 가능하게 했을까.

◇ 더 단단하게.

김병현의 5월 투구폼과 최근 투구폼을 비교해 보면(사진) 투구 자세에서 불필요한 동작이 줄어든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최근 자세를 보면 다리를 들어 올려 힘을 모은 뒤 내딛는 동작에서 보폭이 줄어들고 팔의 스윙 궤적도 작아졌다.

사진에서 ①공을 쥔 손과 머리와의 거리, ②글러브를 낀 손이 몸에서 얼마나 떨어져있나를 비교해 보면 최근 투구자세가 이전보다 작아진 것을 발견할 수 있다.

◇ 어떤 효과가 있나.

'콤팩트한 투구폼' 은 우선 제구력과 볼끝에서 큰 차이가 난다. 투수코치들이 간결한 투구자세를 주문하는 가장 큰 이유는 폼이 클 경우 제구력이 들쭉날쭉해지기 때문이다.

김병현은 5월까지만 해도 왼팔의 스윙도 컸고 왼발을 내딛는 폭도 컸다. 더 강한 힘으로 볼을 채주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이 자세는 오히려 힘의 분산을 가져왔고 제구력도 흔들렸다.

간결한 투구 자세가 몸에 익은 뒤 김병현은 오히려 더 강한 힘을 모을 수 있게 됐고 볼끝의 위력도 좋아졌다.

또 마음먹은 곳으로 볼을 던질 수 있게 돼 볼넷도 줄어들었다.

◇ 가장 큰 변화는 '자신감' .

김병현은 지난 17일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한 뒤 "강타자들을 상대하는 것이 재미있다" 고 말했다. 자신감의 표출이다.

그가 마음먹은 대로만 던지면 정확하게 강하게 때릴 수 있는 타자는 거의 없다. 스스로 그 사실을 깨닫고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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