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후 코리아, 15년 만에 한국서 짐 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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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의 대표적 포털업체인 야후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다. 야후 코리아는 19일 “올해 말 한국 사업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야후 코리아 사이트는 연말까지만 운영되며 그 이후에는 야후 미국 사이트로 연결된다.

 야후는 “한국에서의 사업이 지난 몇 년간 도전 과제에 직면해 왔다”며 “야후의 비즈니스를 개선하고 장기적 성장과 성공을 위한 더 강력한 글로벌 비즈니스 수립에 자원을 집중하기 위해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터넷광고 자회사인 오버추어코리아도 함께 철수한다. 야후 코리아의 한국 내 자산은 청산 절차를 밟게 되며 이용자가 작성한 한국어 콘텐트도 서비스 종료 이후 모두 사라질 전망이다. 1997년 출범한 야후 코리아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포털업계 1위를 차지했다. 한때 국내 인터넷 검색시장 점유율이 80%에 달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식 검색 등 신규 서비스를 선보인 NHN(네이버)과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국내 업체에 밀려 고전해왔다. 8월 기준 네이버와 다음의 국내 포털 시장 점유율은 각각 76%, 14%이지만 야후의 점유율은 0.2%에 그쳤다.

 검색광고 자회사인 오버추어코리아가 네이버·다음과의 계약 연장을 하지 못한 것도 야후의 국내시장 철수 결정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그동안 야후코리아는 오버추어코리아의 수익에 의존해 적자를 모면해왔다.

 야후 측은 한국 철수를 7월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가 부임한 이후 본사 차원에서 추진해온 글로벌 전략의 하나로 설명한다. 야후 관계자는 “한정된 자원을 적절하게 재배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야후는 한국에서 철수하는 대신 일본의 모바일 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이날 야후재팬과 일본에 합작회사를 설립하고 일본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카카오는 야후와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재팬을 합작회사로 운영한다. 카카오는 일본지사인 카카오재팬의 지분 절반을 야후재팬에 양도하는 업무제휴를 했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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