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 채굴·액화·선적 … 바다 위에서 원스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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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세계 최대 해상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저장·하역 기지인 프리루드 FLNG 공사가 18일 경남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유럽 에너지기업 로열더치셸로부터 지난해 이 프로젝트를 수주한 삼성중공업-테크닙 컨소시엄은 1년여에 걸친 기본 설계작업을 마치고 이날 거제조선소에서 FLNG 선체 제작을 위한 강판 절단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로열더치셸의 마티아스 비셸(사진) 프로젝트·테크놀로지 대표와 합작투자 참여 회사인 일본 인펙스, 이번 프로젝트에 지분(10%) 참여를 한 한국가스공사, 삼성중공업과 테크닙 측 관계자 등 140여 명이 참석했다.

 2016년 완공될 프리루드 FLNG는 호주 북서부에서 200㎞ 떨어진 프리루드 가스구에 정박해 LNG를 생산하게 된다. 세계 최초로 바다 위에 설치되는 LNG 생산 공장이다. 규모도 지금까지 설치된 해양플랜트 중 가장 크다. 이 프로젝트를 총괄하는 비셸 대표는 “천연가스를 경제적으로, 또 친환경적으로 얻을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프리루드 FLNG 시설은 에너지 개발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FLNG의 경제적 효과는.

 “경제성이 낮거나 기술의 한계 같은 여러 이유로 개발할 수 없었던 자원을 보다 적은 비용으로,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게 됐다. 천연가스를 육지로 옮기지 않고 바로 바다에서 액화작업을 하고 선적까지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석유나 천연가스 자원 개발 전략을 훨씬 유연하게 펼 수 있다. 직접적으로는 매출 증대와 새로운 일자리가 생긴다.”

 -삼성중공업이 속한 컨소시엄을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는.

 “2009년 삼성중공업·테크닙 컨소시엄과 계약을 하고 엔지니어링·구매·건조·설치 등을 모두 맡겼다. 테크닙은 석유와 가스산업 프로젝트 매니지먼트와 엔지니어링 분야 최대 업체 중 하나다. 삼성중공업은 이 같은 규모의 해상플랜트를 건조할 수 있는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도크를 보유하고 있다.”

 -FLNG는 어떤 면에서 환경친화적인가.

 “천연가스를 육지로 운반하기 위해 바닷속에 파이프라인을 설치하는 기존 방식은 환경 오염을 부른다. FLNG는 파이프 방식보다 육지나 해저를 차지하는 면적이 95%가량 줄어든다. 수명을 다한 시설을 철거할 때도 환경 파괴가 덜하다. 플랜트를 재단장하거나 다른 곳으로 재배치할 때도 쉽게 분리되고 이동할 수 있다. 수심 150m의 바닷속에서 가스 냉각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냉각에 필요한 에너지 사용도 줄어든다.”

 -셸이 기술 개발에 성공할 수 있던 배경은.

 “이번 프로젝트는 셸이 석유·가스자원 분야에서 개발한 최신 기술이다. 셸이 보유한 LNG 관련 기술, 심해저·해양 기술력에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실현시키는 사업화 역량까지 두루 갖췄기 때문에 꿈의 기술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비셸 대표는 자원 개발 전문가다. 스위스 바젤대학에서 지구과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1980년대 후반 로열더치셸에 입사해 방글라데시·오만·캐나다·인도네시아·네덜란드 등에서 탐사활동을 했다.

로열더치셸 네덜란드와 영국의 합작 에너지 기업이다. 영국의 주식회사지만 네덜란드 헤이그에 본사가 있다. 지난해 매출 4702억 달러를 올려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글로벌 500대 기업 중 1위를 차지했다. 글로벌 정유 회사이면서 세계에서 둘째로 큰 심해 석유·가스 생산업체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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