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전반기 결산-극심한 중위권 혼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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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현대와 삼성의 양강 체제를 구축한 가운데 중위권팀들이 치열한 순위다툼을 벌이며 전반기를 마감했다.

또 개인 기록 타자 부문에서는 용병들의 활약이 어느때보다 돋보였고 이승엽(삼성)이 호세(롯데)와 홈런 공동 선두에 올라 토종의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으며 투수부문에서 대폭적인 물갈이가 이뤄졌다.

지난 4월5일 개막 이후 533경기중 61.7%인 329경기를 치르고 전반기를 마감한16일 현재 현대와 삼성은 3위 두산에 7∼9게임차 앞선 1,2위를 지키고 있다.

마운드와 타선이 조화를 이룬 양팀은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현대), `우승청부사' 김응용 감독의 지략을 앞세워 시즌 개막전 예상대로 강력한 우승 후보의 면모를 보여줬다.

시즌 초반 잘나가다가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잠깐 주춤했던 두산도 부상 주전들이 복귀하면서 예전 전력을 갖춰 4위 해태에 3.5게임 앞선 3위에 올라있어 현재의 추세라면 플레이오프 진출에는 큰 걱정이 없는 상태다.

신인과 신인 감독의 투혼으로 4위에 오른 해태와 이광환 감독의 `자율야구로'무장한 5위 한화, 김성근 감독 대행 이후 극적으로 하위권에서 탈출한 6위 LG는 불과 1∼3게임차로 전반기를 끝내고 잠시 휴전에 들어갔다.

하지만 중위권으로 분류됐던 롯데는 용병 최고의 타자 호세 등 8개 구단 최고의팀 타율을 갖고도 마운드 붕괴탓에 꼴찌로 전락했고 한때 공동 2위까지 올랐던 SK도미끄럼을 타더니 7위로 추락, 두 팀 모두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등 2강-4중-2약 체제가 굳혀졌다.

개인 타격에서는 용병들이 도루를 제외한 전 부문에서 대거 상위에 올라 토종들을 압도했고 투수 부문에서는 새로운 얼굴들이 지난해 상위 랭커들을 밀어냈다.

특히 호세는 이승엽과 공동 선두인 홈런을 포함한 타점, 타율, 장타율, 출루율등 5개 부문에서 1위를 지키고 있어 최고의 용병 타자라는 명성을 얻었다.

호세 외에도 에레라, 브리또(이상 SK), 산토스(해태), 데이비스(한화), 우즈(두산), 마르티네스(삼성) 등이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투수 다승부문에서는 10승으로 다승 선두인 신윤호(LG)를 비롯해 마일영(현대),에르난데스(SK), 손민한(롯데.이상 9승) 등 공동 2위 그룹까지 모두 낯선 이름들이고 지난 시즌 공동 다승왕 임선동, 김수경(이상 현대)은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구원 부문에서도 퇴출설이 나오고 있지만 신인 용병 리베라(삼성)가 지난 시즌이 부문 2위였 위재영(현대)에 6세이브포인트 앞선 1위를 지키고 있고 지난 시즌 타이틀 홀더 진필중은 선발로 전향, 일찌감치 구원왕 경쟁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여서 팬들의 눈은 벌써부터 21일 시작하는 후반기로 향해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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