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박찬호 "유인구 안먹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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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LA 다저스.사진)가 멋들어진 고티(염소 수염)를 잘랐다. 물러설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나 20승을 향해 가야 할 길은 첩첩산중이다. 박선수는 하반기 등판 일정상 올시즌 내셔널리그 최다승(13승) 커트 실링(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을 비롯해 마이크 햄튼(콜로라도 로키스).톰 글래빈(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등 각 팀 1, 2선발과 겨뤄야 한다.

지난 14일(한국시간) 박선수의 하반기 첫 등판이었던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은 오히려 쓴 약이 됐다.

박선수는 올시즌 최소 투구이닝(3과3분의1이닝), 최다 실점(7점)에다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도 15경기에서 멈춰 그레그 매덕스(브레이브스.16경기)가 갖고 있던 기록 도전에 실패했다.

가랑비가 간간이 뿌린 애슬레틱스전에서 박선수는 1, 2회 각각 1실점한 뒤 4회말 안타 3개, 볼넷 2개로 3점을 내주고 1사 1, 2루에서 강판됐고 구원투수 제프 윌리엄스가 박선수가 출루시킨 주자를 모두 득점시켜 방어율은 3.20으로 높아졌다.

박선수는 삼진 6개를 잡았으나 안타 8개, 볼넷 4개를 허용하며 팀이 7 - 11로 패해 시즌 6패째(8승)를 기록했다. 올시즌 9승 도전에 실패한지 벌써 다섯번째다. 다저스의 빈약한 공격력이 개선되지 않고서는 박선수의 앞길은 더욱 험난할 전망이다. 이날 역시 다저스는 박선수가 마운드에 있을 때 2안타 무득점으로 박선수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했다.

경기 직후 수염을 깨끗이 밀어낸 박선수는 "컨디션은 좋아 삼진을 많이 의식했으나 유인구가 볼로 처리되자 집중력이 떨어졌다. 그러나 이런 날도 있어야 앞으로 도움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박선수는 오는 19일 오전 11시10분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홈경기에 등판, 9승 도전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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