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총회] 위원장 선거, 온갖 시나리오 난무

중앙일보

입력

오는 16일 실시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제8대 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모스크바의 총회장 안팎에서 온갖 소문이 난무하고 있다.

21세기 세계 스포츠계를 이끌어갈 차기 위원장 후보로 김운용(70) 대한체육회장과 자크 로게(59.벨기에) 부위원장간의 팽팽한 2파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IOC 관계자들과 취재기자들을 중심으로 양측 모두 우세설이 대두돼 판세를 속시원히 읽을 수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에 본사를 둔 블룸버그통신의 IOC 담당기자는 13일 한국 보도진에게 '김운용 회장 대세론'을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이 기자는 3위로 밀려날 게 뻔한 딕 파운드(59.캐나다)가 세 불리를 절실히 깨닫을 경우 동갑내기인 로게보다는 김운용 회장과 연합전선을 펼쳐 차기 선거를 대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반면 유럽지역 주재의 AP기자는 김운용 회장의 중도 포기설을 한국 기자들에게 흘리기도 했다.

IOC의 전체 122명 위원 중 절반 가까운 57명을 보유한 유럽세를 등에 업은 로게의 당선쪽으로 대세가 기울 경우 김운용 회장이 적당한 타협을 통해 중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와 관련 대한체육회 관계자들은 김 회장의 '중도 포기설'을 해명할 가치도 없는 억측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선거 판세에 대해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박상하 체육회 부회장은 "로게보다는 김운용 회장의 당선이 유력한 판세"라고강조하면서 "북한의 장웅 IOC 위원도 김 회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김 회장의 또다른 측근은 "국내 언론이 너무 앞서가면 부담스러운 형편"이라며 "선거 결과는 표결이 끝나봐야 알 수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시점"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IOC가 투표권자인 위원들이 특정 후보를 지지할 수 없도록 철저히 입막음을 한가운데 '세계 스포츠 대통령' 선거는 갖가지 추측이 나돌면서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역사적인 IOC 위원장 선거에는 전체 IOC 위원 122명 가운데 후보자 소속국의 14명과 개인사정자 3명, 사마란치 위원장 등을 제외한 104명이 투표에 참석할 예정이어서 당선에는 53명의 지지가 필요하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천병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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