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사의 한국 영화 홀대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스크린쿼터문화연대(이사장 문성근)가 6개 방송사(MBC, KBS1.2, SBS, iTV, EBS)의 방송쿼터제 이행여부를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방송사가 한국영화 의무편성비율(25%)을 지키기는 했으나 방송쿼터제 시행 기간이 종료되기 한두 달 전에 한국영화를 집중 편성하는가 하면 방송시간대도 주로 심야에 배치해 의무편성비율을 맞추는데 급급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집계에 따르면 EBS를 제외한 5개 방송사가 한국영화 편성 비율 25%를 준수했다.
그러나 총 210편의 한국영화 가운데 상당수가 쿼터제 시행 기간 종료를 불과 1-2개월 앞두고 집중 방영됐으며 방영작중 절반을 넘는 113편은 시청률이 낮은 심야시간대에 편성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조사 기간에 방영된 외국 영화 가운데는 미국 영화가 평균 74%를 차지해 미국 문화 편중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KBS 1.2가 타방송사보다 높은각각 85%, 94%에 달해 `공영방송으로서 위상 재정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한편 쿼터연대는 "방송위가 방송쿼터제 시행 기간을 2000년도 고시 내용과 다르게 적용했다"면서 "방송사들이 쿼터 비율을 맞추도록 방송위가 편의를 봐 준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즉 방송위원회의 당초 고시내용에는 시행기간이 2000년 6월부터 2001년 4월까지로 돼있었으나 실제 시행기간을 2001년 5월까지 한달간 늘려주었다는 것.
따라서 당초 고시된 기간에 맞춰 통계를 뽑아보면 MBC(22%), KBS1(20%), KBS2 (30%), SBS(25%), EBS(21%), iTV(22%)로, KBS2와 SBS를 제외한 4개 방송사가 의무편성비율을 채우지 못하게 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방송위는 "통합방송법에 따라 지난 해 5월 26일 처음 방송쿼터를 고시한 데 이어 올해는 5월 1일에 다시 고시했으나 연간 기준을 적용하다보니 부득이하게 5월 한 달을 더 포함시킨 것"이라고 해명한 뒤 "앞으로 회계연도와 일치하도록 시행기간을 1∼12월로 적용할 계획이며, 올해 6월부터 12월까지의 편성비율도 따로 산출해 고시 준수 여부를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조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