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SBS '여인천하' 의 김정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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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랄하고 티없이 순수한 인물이라 좋아요. 궁중에 살고있는「여인천하」의 다른 여인들과는 완전히 상반된 성격이죠." SBS「여인천하」에서 소매치기 출신으로 나중에 전국의 상권을 장악한 거상으로성장하는 능금역을 맡은 김정은(25)은 극중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는 않지만자신의 배역을 마음에 들어했다.

"물론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에요. 허구의 인물인 능금이 역사 속 인물들사이에 끼여있기 때문에 물에 떠있는 기름처럼 동화되지 않는 것 같아 조금 안타까워요. 그리고 길상을 두고 난정과 연적이 되는 과정도 자세하게 언급되지 않아 시청자들에게 혼란을 주는 것 같구요."

앞으로 「여인천하」에서 능금의 역할은 더 커지게 된다. 능금이 거상으로 성장하는 과정이 드라마의 중심에 등장하기 때문. 장씨라는 중국출신 여자상인이 능금을데리고 다니면서,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해준다. 훗날 조선의 경제권을 휘어잡게되는 능금과 장씨는 정가의 안주인인 문정왕후 및 난정과 대립구도를 형성하게 된다.

"순수한 만큼 배짱도 두둑한 인물이 능금이에요. 앞으로는 그동안의 천방지축하던 모습과는 다른 면모를 선보이게 될 겁니다."

김정은은 오는 21일부터 방송될 SBS 새주말드라마「아버지와 아들」에 캐스팅돼있기도 하다. 하지만 김재형PD가 이를 반대하고 있어 출연여부는 불투명한 실정. 김PD는 "능금의 극중비중이 높아져 야외촬영이 늘어나는 만큼 김정은이 주말드라마에출연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리고 있다.

김정은 자신도 겹치기 출연을 부담스러워하는 눈치다. 현재 그는「여인천하」외에 SBS「한밤의 TV연예」,「기분좋은 밤」에서도 MC로 활약중이기 때문에 주말드라마까지 얼굴을 비치면 시청자에게 식상감을 주게 된다는 것.

하지만 극중의 '은주'역이 지고지순하면서도 의지가 강한 전형적인 한국적 여인상이라 포기가 싶지는 않은 모양이다. 밝고 경쾌한 역할만을 해왔던 그에게는 새로운 도전이기 때문.

지난 98년 MBC공채탤런트 25기로 데뷔한 김정은은 건국대 공예과 95학번. 한번도 제대로 된 연기수업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한다. 그럼에도 시트콤, 사극, 시대극,트렌디 드라마 등 갖가지 장르를 오가며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칠 수 있는 이유는무엇일까?

"사람들 생각이 다 비슷하지 않나요? 저는 항상 현실의 제가 극중 상황에 놓이면 어떻게 행동할까하는 생각으로 연기하거든요. 그것이 시청자들에게 거부감없이받아들여진다니 다행스럽지요." 앞으로 하고 싶은 배역을 묻자 "어떤 배역이 들어오건 간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한다.

그는 「기분좋은 밤」,「한밤의 TV연예」등을 통해 MC로서의 재능도 인정받고있다. 하지만 역시 MC보다는 연기자기 본업이라는 생각을 한번도 잊은 적이 없다고말한다.

"연기하는데 방해가 된다면, 언제든지 MC자리를 내놓을 준비가 돼있어요."

(용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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