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윤실 사이트 '박진영 공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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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진영씨의 6집 음반 '게임'의 선정성을 제기하며 청소년에 대한 판매중지 촉구를 주도해 온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의 인터넷 게시판이 '박진영 공방'으로 달아올랐다.

''게임'이 청소년들에게 성행위를 선동하는 해괴망측한 노래를 담았다'며 기윤실 등 49개 시민단체가 판매중지를 촉구한 지난달 25일 이후 네티즌들의 글이 폭주, 마비될 지경에 이른 것이다.

특히 박씨가 지난 6일 이화여대에서 열린 「대중음악에서의 표현의 자유」라는 토론회에 참석, '나는 섹스가 너무 좋다'는 요지의 개방적 성관념을 털어놓은 뒤 7일에는 100여건 이상의 반응이 쏟아졌다.

사회의 제반 문제에 다소 엄숙하고 '윤리적'인 입장을 취함으로써 요즘 청소년들의 관심에서 멀었던 기윤실이 바로 그 이유로 '성(性) 논란'의 주무대가 되는 진기한 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네티즌 '안티박진영'은 박씨의 이화여대 발언과 관련, '그의 첫 말은 '결혼한 여자와만 성을 누리는 것'이었는데 갈수록 '성을 즐기자. 그리고 대상은 결혼한 여자가 아니어도 된다'(로 바뀌었다) '고 비난했다.

'이지민'은 '게임으로 즐기고 싶다면 즐겨라. 그 이중인격의 탈을 벗어 던지고 비겁한 자기를 잃을지 좀 겁나더라도 돈벌고 싶으면 당신의 부인을 팔고...'라며 '박진영의 이중인격을 고발한다'는 글을 올렸다.

또 '쓰레기박진영'은 '박진영은 상업에 눈이 돌아가고 자기자신을 변태라고 하 는 꼴'이라는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반면 '최성일'은 '교회 다니는 사람들은 성 문제만 나오면 왜 그리 예민한지. 박진영의 말이 교회에서 듣는 말보다 현실성 있고 설득력 있다'며 박씨를 옹호했다.

'송경원'은 '님들은 성행위를 하지 않습니까. 차라리 전국민의 신부, 수녀화를 주장하는 게 타당성을 가질 듯 싶군요'라며 기윤실을 비아냥댔고, '김창만'은 '기윤실이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박진영 같은 음반 때려치우고 찬송이나 부르란 것 아닌가. 그렇게 배타적으로 살지 말자'고 가세했다.

기윤실은 네티즌들의 반응이 격한 양상을 띠자 실명을 밝히지 않았거나 욕설을 담은 글은 삭제하고 있다고 밝혔다.(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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